
이탈리아의 정취를 담은 빵, 치아바타의 시작
치아바타(ciabatta)는 이탈리아어로 ‘슬리퍼’를 뜻한다. 넓고 평평한 모양이 슬리퍼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980년대 이탈리아 베네토 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 빵은, 프랑스의 바게트에 대항하기 위한 이탈리아식 대안이었다.
치아바타는 단순한 재료로 만들어지지만, 그 맛의 깊이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 — 단 네 가지 재료만으로 완성되지만, 반죽의 수분 함량과 발효 시간, 그리고 굽기의 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표면은 바삭하지만 속은 촉촉하고 쫄깃해, 이탈리아 전역에서 사랑받는 국민 빵으로 자리 잡았다.
올리브가 더해지는 순간, 풍미가 달라진다
치아바타가 이탈리아의 ‘기본 빵’이라면, 올리브 치아바타는 그 풍미를 한층 끌어올린 변주 곡이다.
올리브 오일이 반죽에 스며들면서 빵 전체에 은은한 향과 고소함을 더해주고, 잘게 썬 올리브 조각이 씹힐 때마다 짭조름한 감칠맛이 입안에 퍼진다.
특히 블랙 올리브는 풍미가 진하고, 그린올리브는 상큼한 향을 더해 맛의 균형을 만들어준다. 이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 치아바타 특유의 담백함에 지중해의 신선함이 더해진다.
그 결과, 단 한입 만으로도 올리브 오일과 밀가루, 그리고 바다의 바람이 어우러진 듯한 이탈리아의 풍경이 떠오른다.
단순하지만 완벽한 조화, 식감의 예술
올리브 치아바타의 가장 큰 매력은 식감의 대조에 있다.
겉은 단단하고 거칠지만, 속은 촉촉하고 부드럽다.
이 질감의 차이가 주는 만족감은, 빵을 자를 때 나는 소리에서부터 시작된다.
‘바삭’하고 껍질이 갈라지는 소리, 그리고 그 안에서 밀도가 느껴지는 부드러운 속살이 드러난다.
올리브의 짭조름함과 밀가루의 고소함이 어우러지며, 씹을수록 느껴지는 깊은 풍미가 있다.
여기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한 방울 떨어뜨리면, 단순한 빵이 아니라 완벽한 한 끼가 된다.

올리브 치아바타가 사랑받는 이유
요즘 카페나 베이커리에서 올리브 치아바타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질리지 않기 때문’이다. 재료 본연의 향과 식감을 살린 건강한 빵이기 때문이다.
이 빵은 샌드위치 용으로도, 수프나 와인과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도 ‘갓 구운 치아바타’는 냄새만으로도 여유로운 오후를 선사한다.
하루의 리듬을 잠시 멈추고, 따뜻한 올리브 치아바타 한 조각을 맛보는 순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이유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