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AI 혁명, ‘자본·모델·인재’ 3대축이 이끈다
인공지능(AI)이 연구실 수준의 실험적 기술을 넘어 기업 경영의 핵심 의제로 자리 잡으면서, 그 다음 세대의 진화를 이끌 세 가지 핵심 동력이 부상하고 있다. 바로 전략적 자본 투자, 혁신적인 AI 모델 아키텍처, 그리고 인재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다. 이 세 요소의 결합은 향후 10년간 금융부터 크리에이티브 산업에 이르기까지 AI 활용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진화: 단순 칩 제조사를 넘어 AI 생태계의 금융가로
반도체 기업이 단순히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데 그치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 2025년 현재 엔비디아는 기술 공급자이자 AI 생태계의 핵심 투자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올해 들어서만 50곳이 넘는 스타트업에 벤처 투자를 단행하며 이미 2024년 전체 투자 건수를 넘어선 엔비디아는 더 이상 GPU 공급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생성형 AI, 자율 시스템, 특정 산업 맞춤형 솔루션 등 기술의 한계를 넓히는 유망 기업들의 재정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 전략은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고, 파트너사들을 엔비디아의 하드웨어 로드맵 중심으로 결집시키며,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다른 거대 기술 기업들에게 새로운 성공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앤트그룹의 초거대 모델 ‘링-1T’: 규모의 경제가 현실의 효율성으로
한편, 중국 핀테크 산업의 중심지에서는 앤트그룹이 1조 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춘 언어 모델 ‘링-1T(Ling-1T)’를 공개하며 기술적 도약을 이뤄냈다. 이 모델은 코딩 및 복합 추론 능력 평가에서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는 성능을 입증했다. 앤트그룹은 링-1T를 자사의 결제, 신용평가, 고객 서비스 플랫폼에 통합함으로써 방대한 규모를 실질적인 효율성 증대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출 심사를 자동화하고, 금융 사기 패턴을 정교하게 탐지하며, 개인화된 금융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는 특정 영역에 최적화된 ‘초거대 모델’이 광범위한 적용성과 깊이 있는 전문성을 동시에 제공하며, 대기업에게 새로운 차원의 경쟁 우위를 안겨주는 최신 트렌드를 명확히 보여준다.
인재상의 재정의: 어도비가 보여준 ‘AI 활용 능력’의 중요성
자본과 모델이 AI 혁신의 토대를 이룬다면, 인재는 그 혁신에 불을 붙이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어도비의 파격적인 채용 방식은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AI 도구 활용을 적극 권장하는 어도비의 정책은 기업들이 더 이상 기존 업무 방식에 순응하는 인재를 찾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대신, 입사 첫날부터 AI를 능숙하게 활용하여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과거에는 ‘부정행위’로 여겨졌을 법한 행위를 ‘혁신’으로 재정의함으로써, 이제 AI 도구 활용 능력이 핵심적인 직무 역량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명한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

AI 투자 시장의 기류와 전망
그러나 모든 시장 참여자가 AI 시장에 대해 무한한 낙관론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주요 기업들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임팍스(Impax)와 같은 자산운용사들은 ‘AI 버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거대 기술주 중심의 시장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시장에서 현명한 투자 전략은 세간의 주목을 받는 거대 플랫폼 기업보다는, AI 인프라 기술을 제공하거나 특정 산업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일 수 있다.
미래를 향한 길
앞서 언급된 세 가지 핵심 동력, 즉 목표 지향적 투자, 특정 영역에 최적화된 모델, 그리고 변화에 적응하는 인재 확보를 전략적으로 융합하는 기업만이 AI가 주도하는 다음 성장 물결에 성공적으로 올라탈 수 있을 것이다. 경영진과 투자자 모두에게 교훈은 명확하다. 방향성 없는 규모 확장은 수확 체감으로 이어지고,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과대광고는 위험을 초래할 뿐이다. 진정으로 세상을 바꿀 AI 애플리케이션은 자본, 모델 혁신, 그리고 인간의 독창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탄생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