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보다 사람을 의지한 대가, 요아스 왕의 마지막 장면
“왕이었으나 스스로의 왕이 아니었던 자”
요아스는 남유다 역사에서 비극적인 이름으로 남아 있다. 그는 불과 일곱 살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지만, 실제 권력은 제사장 여호야다가 쥐고 있었다. 여호야다는 요아스를 보호하고, 아달랴의 폭정을 종식시키며, 나라의 신앙을 회복시킨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 보호와 통제의 관계는 요아스가 성장한 이후에도 이어졌다. 요아스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이었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대신 결정하는 왕’이었다. 결국 그는 평생 여호야다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으나, 그 과정에서 하나님을 잃고 말았다.
“여호야다의 그늘, 은혜와 억압의 두 얼굴”
요아스의 어린 시절은 여호야다의 지도력 덕분에 안정적으로 출발했다. 그는 성전을 보수하고 백성들의 신앙을 회복하는 일에 앞장섰다. 이 시기 요아스의 통치는 ‘영적 르네상스’로 불릴 만큼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그 신앙은 여호야다의 지도와 통제 속에서만 유지되는 ‘의존적 신앙’이었다.
여호야다가 생존하는 동안 요아스는 모범적인 왕이었지만, 그가 죽자마자 요아스의 영적 토대는 무너졌다. 이는 ‘타인의 신앙에 기대는 신앙의 위험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신앙은 누군가의 영향력 아래에서 시작될 수 있지만, 반드시 하나님 앞에서 개인적으로 세워져야 한다는 원리를 잊은 것이다.
“스가랴의 경고, 그리고 돌에 맞은 진리”
여호야다가 세상을 떠난 후, 요아스는 급격히 변했다. 그는 새로이 접근한 고관들의 말을 듣고 아세라 우상에게 제사를 드리며 여호와의 신앙을 버렸다.
이에 여호야다의 아들 스가랴가 하나님의 영에 감동되어 예언했다. “너희가 여호와를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도 너희를 버리셨느니라.” 그러나 요아스는 분노했다. 과거 자신을 구한 제사장의 아들이 전한 경고를 듣기보다,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스가랴를 성전 뜰에서 돌로 쳐 죽였다.
이 사건은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 은혜를 배신한 신앙의 붕괴였다. 인간의 자존심이 하나님을 향한 순종보다 앞설 때, 그 신앙은 더 이상 신앙이라 할 수 없다.
“하나님보다 사람을 의지한 왕의 결말”
요아스의 말년은 처참했다. 아람 군대가 예루살렘을 공격했을 때 그는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그리고 자신이 믿었던 신하들에게 암살당했다.
그의 삶은 아이러니하다. 그는 사람을 의지했지만, 결국 그 사람들에게 배신당했다. 하나님을 버리고 사람의 인정과 권력에 기대어 살았던 그의 인생은, 마지막 순간 인간의 허망함만 남긴 채 마무리되었다.
요아스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강력한 경고로 남는다. 사람의 인정이 아닌 하나님의 기준으로 서야만 진정한 자립이 가능하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하나님 앞에서의 자립이 신앙의 완성이다”
요아스는 누구보다도 환경의 피해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실패는 환경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세우지 못한 데 있었다.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는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싸움’을 한다. 하지만 그 싸움의 목적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가 아니라 단지 ‘누군가에게서 벗어나기’라면, 결국 요아스와 같은 결말을 맞이할 수 있다.
신앙의 자립은 외로움의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세워져야 한다. 요아스의 비극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누구를 의지하고 있는가?”
하나님보다 사람을 더 신뢰하는 순간, 신앙의 방향은 이미 흐트러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