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범죄 팬데믹 시대, AI 보안 기업은 '기록적 호황'

진화하는 위협, 시그니처 탐지를 넘어 '자가 학습' 방어 체계로 전환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 주요 5개사, AI 기술력 앞세워 폭발적 매출 성장

"AI는 필수" vs "투명성 우려", 자동화된 방어 시스템의 미래와 과제

사이버 공격의 빈도와 정교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기술로 무장한 사이버 보안 기업들이 전례 없는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의 그림자인 사이버 위협이 오히려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과거의 보안 솔루션은 이미 알려진 악성코드의 특징(시그니처)을 식별하는 방식에 의존했다. 하지만 수초 만에 새로운 형태로 변이하는 현대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2020년 이후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과 원격 근무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기업의 보안 취약점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사이버시큐리티 벤처스(Cybersecurity Ventures)에 따르면, 전 세계 사이버 범죄로 인한 피해 비용은 2021년 6조 달러에서 2025년 10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AI 기반 방어 기술의 군비 경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AI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은 주요 보안 기업들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엔드포인트 보안의 강자로, 주력 플랫폼 '팰콘(Falcon)'의 성공에 힘입어 2025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들의 AI 에이전트는 실시간으로 이상 행위를 탐지해 잠재적 침해 사고를 사전에 차단한다.
* 팔로알토 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 '프리즈마 클라우드(Prisma Cloud)'와 '코텍스 XDR(Cortex XDR)'을 통해 2025 회계연도에 매출 60억 달러, 30%의 성장을 달성했다. 니케시 아로라 CEO는 "공격자의 수를 읽는 머신러닝 기술"을 급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았다.
* 센티넬원(SentinelOne): AI 기반 '싱귤래리티(Singularity)' 플랫폼으로 감염된 엔드포인트를 자동 복구하는 기술을 선보이며, 2025년 8억 달러의 매출과 65%의 성장률을 기록,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 다크트레이스(Darktrace): '자가 학습' 알고리즘으로 명성을 얻은 이 기업은 2025년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50% 증가한 3억 5천만 파운드의 수익을 올렸다. 가트너의 루이즈 앤더슨 애널리스트는 이를 "AI를 위협 탐지에 적용한 교과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 포티넷(Fortinet): '포티가드(FortiGuard)' 서비스에 AI를 접목하여 2025년 4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28%의 성장을 이뤄냈다. 이들의 네트워크 전반에 걸친 위협 인텔리전스는 탐지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

전문가들은 AI 기반 위협 탐지가 사이버 보안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트너의 한 사이버 보안 분석가는 "공격자들이 자동화 기술을 도입함에 따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자동화된 방어 시스템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알고리즘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새로운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자 프론티어 재단의 한 연구원는 "이러한 시스템이 투명성을 유지하고 편향성 없이 운영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데이터는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뒷받침한다.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사이버 보안 지출 규모가 팬데믹 이전의 두 배 수준인 2,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IBM의 '데이터 유출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이 침해 사고 한 건당 부담하는 평균 비용은 450만 달러에 달한다. AI 기반 보안에 1달러를 투자하는 것이 잠재적 손실을 수 배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AI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이버 공방전에서 수비 측에 결정적인 우위를 안겨줄지, 혹은 공격자들이 지능형 방어 체계를 우회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지는 미지수다. 공격과 방어 양측 모두 더욱 정교한 자동화 도구로 무장함에 따라, 미래 사이버 보안의 성패는 기술 자체보다 이를 얼마나 현명하게 배치하고 운영하는지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성 2025.10.12 09:57 수정 2025.10.1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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