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31화 내면의 엔진오일을 갈아야 할 때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과속의 시대에 정비없이 계속 달리는 차량들

내 마음의 엔진오일은? 여행, 독서, 운동, 종교...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엔진오일 교체

자동차처럼 우리의 마음도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운전을 하다 보면 일정한 주기에 맞춰 꼭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엔진오일 교체, 에어컨필터 교체, 브레이크패드 점검 등 자동차 관리에 필요한 소모품 교체가 그것이다. 

 

2024년 11월의 어느 날, 나는 오랫동안 다니던 차량 정비소를 찾았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또 이렇게 1년이 지났네요.” “어서 와. 시간 참 빠르네. 오늘 엔진오일이랑 에어컨필터 교체하고 다른 점검도 해볼까?” “네, 부탁드립니다.” 

 

엔진오일 교체 작업은 연소 과정에서 생기는 불순물을 걸러주고, 엔진 부품에 찌꺼기가 달라붙지 않도록 보호하며 실린더 내부를 깨끗이 유지한다. 차량의 심장을 오래 건강하게 지켜주는 필수 관리다.

 

나에게도 엔진오일이 필요하다

마음을 정화하고 에너지를 새롭게 채워 넣는 순간이 있어야 한다. 사장님이 엔진오일을 갈아주는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내면의 엔진오일은 무엇일까?” 살아가다 보면 일과 관계, 책임과 선택으로 마음이 쉽게 지저분해진다. 

 

불필요한 감정과 피로가 쌓이고, 해결되지 않은 고민이 마음속에서 눌어붙는다. 만약 자동차처럼 제때 이 찌꺼기들을 걸러내지 않는다면 결국 무겁고 느려질 수밖에 없다.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내 마음을 정화해 주는 것은 여행이었다. 

 

나는 매년 가족과 휴가를 간다. 올해는 여수, 태안, 거제도, 통영, 화성, 작년엔 제주도, 재작년엔 여수와 순천. 여행지에서 쌓인 추억은 지친 일상을 리프레시해 주고, 묵은 스트레스를 털어내게 해 준다. 반드시 먼 곳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가볍게 드라이브만 해도 기분이 전환되고 내면의 공기가 맑아진다.

 

현대인의 마음 관리법

정보와 업무로 가득한 시대, 스스로를 정화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오늘날 우리는 과속하는 사회 속을 달리고 있다. 끊임없는 업무와 정보 홍수, 인간관계의 부담이 정신을 지치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정비 없이 계속 달리려 한다. 기계도 오일을 갈아야 오래 버티는데, 사람은 왜 자신을 관리하지 않으려 하는가. 

 

마음의 엔진오일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겐 여행일 수 있고, 누군가에겐 독서, 운동, 종교 생활, 혹은 혼자만의 시간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내게 맞는 정화의 루틴을 찾고 주기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그래야 삶의 마찰을 줄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내면의 엔진오일을 갈아야 길게 달릴 수 있다.

나는 내 마음의 엔진오일을 제때 갈고 있는가. 자동차는 소모품을 제때 교체하지 않으면 엔진이 망가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스스로를 위해 어떤 관리 루틴을 가지고 있는가? 정신적 피로와 스트레스를 얼마나 자주 털어내고 있는가? 혹시 지금도 한계에 가까워지면서도 그냥 달리고 있지는 않은가? 

 

이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관리하지 않으면 결국 멈추거나 고장 나기 때문이다. 삶을 오래 달리려면 나만의 엔진오일을 알아두고 갈아주어야 한다. 자동차가 오일 하나로 수명을 지켜내듯, 우리의 마음도 제때 정비가 필요하다. 거창한 준비가 아니어도 된다. 

 

가까운 곳을 향한 짧은 여행, 일상 속 작은 쉼, 취미 활동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멈추고 비우고 새로 채우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지는 일이다. 그것이 삶의 엔진을 오래 건강하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며, 우리 사회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10.10 21:16 수정 2025.10.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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