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 허은 선생님 설명
연휴 동안 몇 분의 독립운동가를 만나고 왔다. 그중 왕산 허위 선생님을 기리는 기념관에 대해 오늘 이야기해 보려 한다.
길 하나를 두고 의병장 허위 선생님과 독립군 토벌하던 만주군 장교 기리는 장소가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여주듯이 왕산 허위 선생님 기념관보다 만주군 장교 했던 이의 기념관이 훨씬 화려하고 크다. 규모로 비교하면 안 되지만, 그냥 이런 상황을 볼 때마다 씁쓸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전시 내용에서 있었으면 하는 인물이 빠져 있어서 좀 섭섭했다. 관련 인물로는 가족과 의병장 위주 전시라 그런지 왕산 허위 선생님 제자들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대문 형무소 1호 교수형 당하고 순국하셨을 때, 유해를 수습한 제자가 있다. 대한광복회 총사령관 고헌 박상진 의사이다. 이 외에도 많은 독립운동가가 왕산 허위 선생님을 스승으로 여긴 글이 있는데 이런 내용이 전시에 없었다.
가족들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는데, 개인적으로 허은 선생님이 빠진 게 아쉬웠다. 직계 증손녀는 아니지만 재증손녀로 독립운동에 이바지한 바가 큰 인물이다. 왕산 허위 집안에 독립운동가가 많지만, 허은 선생님과 관련해서 간단히 언급하면 다음과 같은 인물이 있다.
허은 선생님의 아버지 허발, 허발의 아버지이자 허은 선생님의 할아버지인 허관이 있다. 허발 선생님은 미곡상을 하며 번 돈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제공했고, 김해에 학교를 세워 교육에 헌신했다고 한다.
허발의 여동생인 허은 선생님에게 고모에게 해당하는 허길은 저항 시인 이육사의 어머니라고 한다. 그렇게 왕산 허위와 허은 선생님 집안은 이육사 집안까지 연결된다.
비슷한 집안끼리 혼인한다고, 허은 선생님은 또 다른 대단한 독립운동가 집안과 결혼했다.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님의 손자 이병화 선생님과 혼인한 것이다. 석주 이상룡 선생님은 모르면 한민족이 아니라고 말할 만큼 대단한 인물이기에 덜 알려진 인물을 소개하려 한다. 허은 선생님의 시아버지인 이준형 선생님도 아버지와 함께 의병운동부터 독립운동까지 함께 했다. 석주 이상룡 선생님이 병으로 돌아가신 뒤, 유고를 정리하셨다. 유고를 정리하던 중 간악한 일제가 종가 임청각을 반쪽 내는 기찻길을 만드는 사건이 일어났다. 조상을 잘 모시지 못했다는 마음으로 유고를 정리하는 일을 마무리하신 후 자결하셨다고 한다.
허은 선생님의 남편인 이병화 통의부, 한족노동당, 재중국한국청년동맹 등에서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한 독립운동가이다. 해방 후 일제 강점기 감옥에서 받았던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허은 선생님의 ‘아직도 내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를 읽어 보면 남자들만 독립운동을 한 것이 아니다. 전쟁과 같았던 독립운동에서 전투만큼 중요했던 보급이 있다. 이 보급을 책임진 여성들의 치열한 삶을 구술로 풀어낸 이야기가 ‘아직도 내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이다.
허은 선생님의 시할머니인 석주 이상룡 선생님의 부인 김우락 여사는 해도교거사(海島僑居辭)라는 기록을 남겼다. 내방문학의 작품으로 문학성도 인정받지만, 이 기록으로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가를 발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우락 선생님이나 석주 이상룡 선생님이나 독립운동을 하기 전 상당한 부를 가지고 있었고 일대에서 알아주는 집안이었다. 부유한 집안에서 편한 일생을 보낼 수도 있었으나, 진정한 보수였기 독립운동에 뛰어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 많던 재산은 독립운동으로 잃고 거지와 같은 모습으로 귀국했다고 한다. 석주 이상룡 선생님 사망 후 일가는 귀국해서 종갓집으로 돌아왔을 때 주변 사람들 그들의 몰골에 놀랐다고 한다.
김우락 선생님이나 허은 선생님의 기록 덕분에 우리는 독립운동 뒤 처참한 삶을 알 수 있다. 기록은 늘 소중하고 후대를 위해 남겨야 한다.
이스라엘이 아직도 나치 전범을 잡을 수 있는 것은 기록의 힘 덕분이다. 1953년에 제럴드 레이틀링거가 피해자 인원수를 측정한 《최종해결방안》나 이스라엘 구트만과 로버트 로제트가 쓴 《유대인대학살백과전서》등 그들은 최대한 조사해서 기록을 남겼다. 아직 증인들이 살아 있을 때 채록을 하고 자료를 찾아 정리를 해서 지금까지 나치 전범을 잡을 수 있다.
우리는 해방 후에 살아 있는 증인조차 정적 제거라는 이유로 없애버렸다. 그래서 공훈을 받기 어려운 독립운동가도 많았고, 엉뚱한 사람이 공훈을 받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백범일지’처럼 독립운동가가 직접 남긴 기록물이나 후손이 선대에게 들은 이야기를 나중에 채록한 자료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순간은 곧 과거가 되어 버린다. 매천 황현 선생님이나 이순신 장군처럼 매 순간을 간단하게라도 기록을 남긴다면 미래에 역사 자료가 될 수 있다. 역사 자료로 가치가 있으려면 객관적인 사실을 정확하게 써야 한다. 그게 학자나 배운 사람이 할 일인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후손들은 비교할 많은 사료를 갖게 될 것이다. 그래서 사실과 잘못된 정보를 구별해서 최대한 사실에 가까운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kind=small}
){kind=small}
){kind=small}
){kind=sm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