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출원에서 ‘지정상품’은 이름만큼 중요하다. 지정상품은 상표권이 작동하는 법적 범위를 규정하므로, 잘못 고르면 등록 뒤에도 보호 공백이 생기고, 반대로 과다 지정은 비용 부담과 불사용취소 위험으로 이어진다. 창업자·브랜드 담당자라면 사업 계획에 맞춘 지정상품 전략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1) 지정상품이란 무엇인가
상표는 “어떤 상품·서비스에 사용할 것인지”를 함께 지정해 출원한다. 이때 적어둔 항목들이 지정상품(또는 지정서비스)이며, 해당 항목에 한해 상표권이 미친다. 예컨대 ‘마루’라는 상표를 3류(화장품)에만 등록했다면, 동일·유사 표장이 25류(의류)에서 쓰여도 침해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
2) 니스 국제분류 이해하기
지정상품은 니스(Nice) 국제분류에 따라 총 45류로 나뉜다.
1~34류: 상품류(예: 3류 화장품, 25류 의류, 30류 식품)
35~45류: 서비스류(예: 35류 온라인쇼핑몰, 43류 음식점업)
예: 화장품 브랜드 → 통상 3류 중심 / 의류 쇼핑몰 → 25류(상품) + 35류(유통서비스) 병행 지정이 일반적이다.
3) 잘못 고르면 생기는 문제들
보호 공백: 음료 사업자가 30류(가공식품)만 등록하고 32류(음료)를 누락하면, 실제 영업 분야에서 분쟁 시 방어가 어렵다.
불사용취소 위험: 출원·등록 후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지정상품은 제3자의 청구로 취소될 수 있다.
비용 과다: 필요 이상 다수 품목·복수 류를 지정하면 출원·등록 비용이 불필요하게 증가한다.
4) 지정상품 선정 체크리스트(3단계)
현재 판매·제공 품목: 지금 하는 사업과 직접 연결된 품목은 반드시 포함.
향후 확장 계획: 1~2년 내 진입 예정 품목을 현실 범위에서 선반영.
경쟁사 분석: 유사 업계·주요 경쟁사의 지정상품 구성을 검토해 방어 범위를 설계.
※ 여러 제품군을 다루는 쇼핑몰·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매출 기여도·고객 접점 높은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단계적 출원을 권장.
5) 작성 요령 – 구체성 vs. 효율성의 균형
특허청은 구체·명확한 상품명을 요구한다.
나쁨: ‘음식’(포괄·불명확)
바람직: ‘라면, 햄버거, 피자, 만두’ 등 핵심 품목 중심의 세분화
단, 과도한 세분화는 비용을 키운다. 핵심품목(필수) + 근접 확장(선택)의 2단 구성으로 권리 밀도와 비용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실무적이다.
6) 변경 가능 여부와 운영 전략
출원 후에는 삭제만 가능하고 추가는 불가하다. 신규 품목이 생기면 추가 출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상표는 단건으로 끝나는 업무가 아니라, 사업 전개에 맞춘 주기적 점검·보강이 전제되어야 한다.
운영 팁:
분기별 품목 점검 → 누락·신규 품목 발생 시 보강 출원
사용 증빙(거래명세서·상품페이지 캡처·포장사진 등) 상시 보관 → 불사용취소 대비
카테고리 확장 시, 유통 서비스(35류)를 병행 검토해 ‘브랜드+유통’ 이중 방어망 구축
마무리
지정상품은 상표권의 도면이다. 처음 설계가 촘촘해야 등록 뒤 권리가 튼튼하다. 현재 사업과 확장 로드맵, 경쟁 환경을 반영해 핵심은 조밀하게, 주변은 효율적으로 설계한다면, 상표는 등록을 넘어 실전에서 살아 움직이는 권리가 된다.
- 칼럼니스트 특허법인 서한 변리사 김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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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력
-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 경력
- 특허청 특허심판원 국선대리인
-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보호 지원반
- 발명진흥회 특허기술평가 전문위원
- 발명진흥회 지식재산 가치평가 품질관리 외부전문가
- 중소기업중앙회 경영지원단
- (사)서울경제인협회 지식재산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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