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최대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인 메타마스크(MetaMask)가 웹3(Web3)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중대한 실험에 나선다. 3천만 달러(약 410억 원) 상당의 LINEA 토큰을 활용한 대규모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의 지속적인 온체인 활동을 장려하고, 이를 통해 탈중앙화 금융(DeFi)의 고질적인 문제인 사용자 유지율을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일회성 보상 넘어 '지속 가능한 참여' 유도
2017년 ICO 열풍 이후 웹3는 사용자에게 자산의 진정한 소유권과 커뮤니티 중심의 생태계를 약속해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암호화폐 지갑은 자산을 보관하고 거래에 서명하는 수동적인 금고 역할에 머물렀다. 2020년 디파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높은 이자율을 제시했지만, 비영구적 손실이나 복잡한 스테이킹 구조로 인해 많은 사용자들이 손실을 경험하기도 했다.
과거 유니스왑(Uniswap)의 사례처럼 소급 적용되는 에어드랍은 초기 사용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하며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입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상 제도는 일회성에 그쳐 장기적인 생태계 참여를 유도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였다. 실제로 컨센시스(Consensys)의 '2024년 디파이 채택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지갑의 60% 이상이 단 3번의 거래 후 활동을 중단하는 등 사용자 유지율은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시즌 1' 프로그램, 구체적 활동에 보상 집중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메타마스크는 최근 '시즌 1'으로 명명된 보상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핵심은 3천만 달러 규모의 LINEA 토큰을 재원으로 사용자의 구체적인 온체인 활동에 직접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레이어2 네트워크로의 자산 브리징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관리 ▲디앱(DApp)과의 상호작용 등 총 33가지의 활동을 장려한다. 이는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한 '먹튀' 사용자가 아닌, 생태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사용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설계다. 특히 이더리움 레이어2 솔루션인 LINEA는 최근 월간 거래량이 28% 급증(듄 애널리틱스 기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기대감 속 신중론도… "새로운 표준 될까"
해당 프로그램 발표 직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코인월드(Coin World)에 따르면 발표 몇 시간 만에 LINEA 토큰 가격은 2.3% 상승했다. 블록타워 캐피털(BlockTower Capital)의 분석가들은 메타마스크의 일일 활성 사용자 200만 명 중 절반만 참여해도 레이어2 활동이 15~25%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 디파이 연구원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실질적인 행동에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 인센티브와 생태계의 건전성을 일치시키는 획기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소셜 미디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대규모 토큰 분배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장기적인 가치 유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과거 유사한 보상 프로그램들은 첫 달에 40~50%의 높은 참여율을 보였지만, 이후 유지율이 20% 미만으로 급감하는 경향이 있었다. 메타마스크는 보상 지급 시점을 분산하는 등 장치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만약 이번 실험이 성공한다면, 지갑이나 디앱을 사용하는 행위 자체가 보상이 되는 '참여형 토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수 있다. 반면, 과도한 보상은 토큰 가치를 희석시켜 프로젝트에 대한 장기적인 신뢰를 훼손하는 리스크도 상존한다. 이번 메타마스크의 실험이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웹3 사용자와 프로젝트 간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