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호사밧이 보여준 위기 속 기도의 힘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감당할 수 없는 위기를 만난다. 그때 사람은 두려움 앞에서 무너지거나, 혹은 믿음으로 일어선다. 유다 왕 여호사밧은 바로 그 갈림길에 섰던 인물이었다.
역대하 20장은 역사적 사건을 넘어, 위기 앞에서 성도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믿음의 교본과 같다. 모압과 암몬의 연합군이 쳐들어오자, 여호사밧은 군사력도, 전략도 아닌 ‘하나님께 낯을 향한 기도’를 선택했다. 두려움 대신 믿음을 선택한 그의 태도는 오늘날 불안한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영적 해답이 된다.
역사는 위기를 통해 지도자의 진면목을 드러낸다. 모압과 암몬의 대군이 유다를 침공했을 때, 여호사밧은 인간적인 공포를 느꼈다. 그러나 그는 두려움에 머물지 않고 “여호와께로 낯을 향하여 간구하였다”(역대하 20:3).
그의 첫 반응은 전쟁 준비가 아니라 기도와 금식이었다. 온 유다 백성이 함께 금식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다. 이 장면은 믿음의 리더십이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 가운데서 하나님께 나아가는 용기임을 보여준다.
여호사밧의 행동은 오늘날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세상의 위협 앞에서 인간적 계산이 아닌 하나님께 시선을 돌리는 선택, 그것이 진정한 믿음의 첫걸음이다.
여호사밧의 기도는 단순한 감정의 호소가 아니었다. 그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고백하며, 언약에 근거한 기도를 드렸다.
그의 기도에는 다섯 가지 핵심이 담겨 있다.
첫째, 하나님은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주권자이시며, 그 어떤 나라도 하나님께 맞설 수 없다.
둘째,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언약을 따라 이 땅을 주셨다.
셋째, 성전을 세우게 하시고, 그 안에서 부르짖을 때 응답하겠다고 약속하셨다.
넷째, 과거 모압과 암몬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사실을 기억했다.
다섯째, 유다는 이 전쟁을 감당할 능력이 없으나, “오직 주만 바라본다”는 고백으로 마무리했다.
이 기도는 절망의 언어가 아닌 믿음의 신학 선언문이었다. 여호사밧은 상황보다 약속을 붙잡았고, 현실보다 언약의 하나님을 신뢰했다. 이것이야말로 믿음의 본질이다.
기도가 끝나자 하나님의 영이 회중 가운데 임했다. 레위 사람 야하시엘을 통해 하나님은 분명히 말씀하셨다.
“이 전쟁은 너희에게 속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라.” (역대하 20:15)
이 한 마디는 두려움에 떨던 유다 백성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하나님이 싸우신다는 약속은 상황을 바꾸지 않아도 마음을 바꾸는 능력이었다.
여호사밧은 이 말씀 앞에 엎드려 경배했고, 백성들은 큰 소리로 찬양했다. 위기 속에서 그들이 한 일은 싸움이 아니라 예배였다. 두려움이 믿음으로 바뀌는 자리,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임재가 머무는 곳이다.
하나님의 약속을 받은 여호사밧과 백성들은 전쟁터로 나가기 전 찬양대를 앞세웠다.
이 믿음의 행동은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하나님께서 적군들 사이에 혼란을 일으키셨고, 모압과 암몬은 스스로 무너졌다. 유다는 싸우지 않고 하나님의 승리를 경험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전쟁의 승리가 아니라, 예배의 승리였다. 하나님께 대한 찬양과 신뢰가 역사를 바꾸었다. 오늘날 신앙인에게도 동일한 진리가 주어진다.
우리의 싸움은 세상과의 경쟁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느냐의 싸움이다. 위기 속에서 무릎 꿇고, 찬양으로 일어나는 자에게 하나님은 여전히 놀라운 일을 행하신다.
여호사밧의 이야기는 수천 년이 지난 오늘에도 생생하다.
그는 두려움을 느꼈지만 두려움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상황을 분석하기보다 하나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믿음으로 기도하고,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찬양으로 응답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위기 속 믿음의 자세다.
우리의 인생에도 “모압과 암몬” 같은 위기가 닥칠 때가 있다. 그러나 여호사밧처럼 하나님께 낯을 향하고, 약속의 말씀 위에 서며, 찬양으로 반응할 때, 하나님은 동일하게 말씀하신다.
“이 전쟁은 너희에게 속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