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용산, ‘억대 월세 시대’ 개막…서울 부동산의 중심이 다시 흔들린다”

고급 주거지 중심으로 초고가 월세 거래 확산…임대 시장 양극화 가속

고금리·전세불안 여파 속 ‘현금 부자’들의 안전자산 선호로 월세 급증

전문가 “서울 도심 월세, 상향 평준화 불가피…중산층 주거 부담 커질 것”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최근 강남, 서초, 성동, 용산 등 핵심 주거지에서 ‘억대 월세’ 계약이 잇따라 등장하며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변곡점을 예고하고 있다. 과거 전세 중심의 거래 패턴이 월세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삼성동,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서는 월세만 1천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초고가 임대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남더힐 전용 240㎡형 한 세대는 보증금 10억 원에 월세 2천만 원으로 거래됐다.


강남권에서는 역삼동, 압구정, 반포 등지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억대 월세 계약’이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흐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자산가 중심의 주거 안정 수요 확대와 전세 시장 불안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세 사기, 보증금 미반환 등 사회적 불신이 커지면서, 세입자들 사이에서는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특히 고금리 기조 속에서 대출 부담이 커지자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고자산층이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월세 중심의 임대 구조가 정착되면 임차인의 부담은 늘어나겠지만, 임대인 입장에서는 수익 안정성이 강화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러한 초고가 월세 흐름이 임대 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강남·용산 등 일부 고급 주거지는 월세 상승세가 이어지는 반면, 외곽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는 공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 초고가 월세 시장 관련 이미지, 챗gpt 생성]


최근 통계에 따르면, 서울 전체 월세 거래 비중은 5년 전 대비 약 1.7배 증가했으며, 특히 보증금 5억 원 이상·월세 1천만 원 이상 거래는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대학교 부동산학전공 노승철 교수는 “서울의 초고가 월세 확산은 단순한 주거비 상승이 아니라, 자산 계층 간 구조적 격차를 드러내는 사회적 신호”라며 “특히 도심 핵심 지역의 월세는 주거 수요뿐 아니라 투자 수요가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향후 하락세로 전환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울 부동산 시장이 전세 중심에서 월세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주거 안정성보다 수익성이 우선되는 구조적 변화가 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서울 월세 시장, 상향 평준화 불가피”

전문가들은 서울 도심 월세가 단기간에 다시 낮아지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 불확실성과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한, 고가 임대 시장은 오히려 안정적 투자처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주택관리사협회 관계자는 “서울의 월세 시장은 이미 자산시장 일부로 편입됐다”“실수요와 투자수요가 공존하는 구조 속에서 상향 평준화 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도심 초고가 월세 거래의 확산은 단순한 부동산 이슈가 아니라, 임대차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상징한다. 자산가 중심의 고급 임대 수요가 늘면서 전세 신뢰 하락과 맞물려 ‘월세 중심 구조’로의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공공임대 확충 및 주거비 부담 완화 정책을 병행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강남과 용산의 ‘억대 월세 시대’는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거주’보다 ‘자산’의 의미가 더 강해지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월세가 단순한 임대형태를 넘어, 계층적 지위를 상징하는 지표로 자리 잡는 현실 속에서, 시장과 정책의 균형 잡힌 대응이 절실하다.

 

 

 

 

 

 

 

 

박형근 정기자 기자 koiics@naver.com
작성 2025.10.07 05:18 수정 2025.10.07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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