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동북권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뚜렷하며, 일부 단지는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7% 올랐다. 이 가운데 성동구는 0.78%, 광진구는 0.65% 상승하며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오름폭을 보였다. 최근 들어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광진구 자양동, 구의동 일대 신축 단지에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연휴 이후 정부가 추가 규제지역을 지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선제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일부 중개업소에는 ‘연휴 전 계약’을 서두르는 매수자 문의가 늘고 있다.
반면 전세 시장은 빠르게 식고 있다. 신규 전세 계약 건수가 한 달 새 30% 이상 감소하며 ‘전세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매매와 전세의 가격 격차가 커지면서 실수요자들이 매수로 전환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경매시장 역시 활황이다.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 지역에서는 아파트 경매 낙찰률이 100%를 기록했고, 평균 응찰자 수는 1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낙찰가율은 감정가의 110%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부동산 시장 내 유동성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같은 급등세에 대해 수원대학교 부동산학전공 노승철 교수는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은 실수요보다 심리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정부의 추가 규제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 매수세를 자극했다”고 설명한다.
노 교수는 또 “현재 상승세는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보다는 심리적 기대감이 주된 원인”이라며 “연휴 이후 거래량이 줄면 조정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도 상승세가 감지된다. 경기 하남, 광명, 고양 덕양구 등은 0.4~0.6% 상승률을 보이며 연휴 직전 거래가 몰리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 이후 시장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노승철 교수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정책 신호의 예측 가능성과 시장 참여자의 신뢰 확보에 달려 있다”며 “단기적 과열보다는 장기적인 수급 균형을 맞추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연휴를 앞둔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매매 과열과 전세 위축이 공존하는 이중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책 방향, 금리 흐름, 심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향후 시장의 향방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