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샘 알트만, 베를린 대담에서 “AI와 민주주의, 그리고 인류의 미래” 논의

AI와 리더십: “AI가 더 나은 CEO가 될 날 올 것”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 “AI 시대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

인류 멸망 시나리오: “세 가지 그림자”

유럽 최대 미디어 그룹인 악셀 슈프링어의 CEO 마티아스 되프너, 샘 알트먼, 화상 속의 영국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도이치: 유투브화면 캡쳐

 

편집자 주: ‘AI가 언젠가 내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넘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은 존재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시점이다. 여기에서 AI라는 거대한 변혁의 중심에 서있는 샘 알트먼이 느끼는 인간적인 고뇌, 미래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그리고 인류가 마주할 실존적 위험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드문 기회 참조가 될만한 자료가 있어 소개한다.

 

— Axel Springer Award 2025 행사 현장

 

2025년 9월 24일 독일 베를린. 유럽 최대 미디어 그룹 중 하나인 악셀 슈프링어(Axel Springer)의 본사에서 열린 Axel Springer Award 2025 행사 무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 수상자는 오픈AI(OpenAI)의 CEO 샘 알트만(Sam Altman)이었다. 인공지능(AI) 혁신을 주도하며 세계적 관심을 끈 그는, 시상식과 함께 진행된 공개 대담에서 악셀 슈프링어의 CEO 마티아스 되프너(Mathias Döpfner)와 마주 앉아 AI, 민주주의, 글로벌 경쟁,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주제로 폭넓은 대화를 나누었다.

 

이 대담은 단순한 수상자 인터뷰가 아니라, AI 발전과 사회적 파장, 기술과 인간의 관계, 나아가 인류 문명 전체의 향방까지 짚어내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AI와 리더십: “AI가 더 나은 CEO가 될 날 올 것”

 

알트만은 대담의 시작에서 인간 리더십의 의미와 기술 발전의 관계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언젠가 AI가 나보다 오픈AI의 CEO 역할을 더 잘할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라며, “그 날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는 AI가 인간의 지적 노동과 의사결정을 넘어 최고경영자의 역할까지 대체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현장에 있던 많은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농부(farmer)가 되고 싶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언급은 기술 발전이 인간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기술 이면에 존재하는 인간적 욕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었다.

 

 


AGI 판별 기준: “양자중력 문제 해결이 시험대 될 수 있다”

 

이번 대담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공일반지능) 판별 기준에 관한 논의였다. 영국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도이치(David Deutsch)가 화상으로 연결되어 질문을 던지자, 알트만은 “만약 어떤 AI가 양자중력(quantum gravity)의 난제를 풀고, 그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AGI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단순히 대화를 흉내 내는 수준의 언어 모델을 넘어서, 과학적 창의성과 논리적 사고, 문제 해결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AGI의 진정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의 ‘튜링 테스트’를 넘어서는 새로운 AGI 판단 잣대를 제시한 발언으로 평가된다.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 “AI 시대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

 

되프너는 세계 정세를 언급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개방사회의 종말이 시작된 것은 아닌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의 갈등, 권위주의 국가들의 언론 통제 상황을 거론했다.

 

알트만은 이에 대해 “AI 시대에도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AI 기술이 허위정보(disinformation)를 증폭시키고 편향성(bias)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며, 투명성과 책임성이 AI 개발 과정의 필수 조건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기술 자체의 중립성보다 그것을 설계하고 사용하는 인간의 책임이 중요하다”며, 언론의 역할 역시 “권력 감시와 진실 전달”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AI 시대에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품이 인공지능의 기술을 선도하는 샘 알트먼에 어울릴 법한 인공두뇌 형상. 위의 이미지와 같이 유투브에서 캡쳐하였음

 


인류 멸망 시나리오: “세 가지 그림자”

 

이날 대담에서 주목을 끈 대목의 하나는 알트만이 직접 제시한 인류 멸망 시나리오였다. 되프너가 “기술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알트만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1. 첫 번째 시나리오: ‘완벽하게 통제된 AI’의 위협
    이 시나리오는 AI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AI는 개발자의 의도를 완벽하게 따르지만악의적인 국가나 집단이 이를 대량 살상 무기나 사회 시스템을 파괴하는 사이버 공격에 사용하는 경우입니다이는 AI의 정렬 실패(Alignment Failure)’가 아니라인간의 의도가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상황입니다알트만은 이 위협에 대응하는 방법은 역설적으로 더 많은 선한 사람들이 강력한 AI를 갖게 하여 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2.  

두 번째 시나리오: ‘자신의 목표를 가진 AI’의 등장

이것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고전적인 AI의 위협입니다. AI가 의식이나 감정을 갖지 않더라도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려는 자기 보존과 유사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입니다목표 달성을 위해 인간이 방해물이라고 판단하면그들을 제거하거나 무력화하려 할 수 있다는 가설입니다.

 

세 번째 시나리오: ‘우리가 자발적으로 통제를 넘기는 세상

알트만이 가장 우려하며동시에 사람들이 가장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시나리오입니다여기에는 어떠한 악의나 시스템 오류도 없습니다오히려 AI가 너무나 유능하고 정확해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AI가 우리보다 항상 더 나은 판단을 내리고그 조언을 따르는 것이 언제나 최상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상상해 보십시오처음에는 AI의 조언을 이해하며 따르겠지만, AI가 더욱 고도화되면 우리는 더 이상 그 판단의 근거를 이해하지 못한 채 결과가 좋으니까라는 이유만으로 맹목적으로 따르게 될 것입니다.

 

 

되프너는 이 발언에 대해 “어떤 사람에게는 진부한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많은 대중에게는 여전히 매혹적이고 흥미로운 주제”라고 평가했다. 알트만은 “공포만 조장해서는 안 되지만, 경고를 무시한다면 무감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유럽의 도전: “투자와 전략이 필요하다”

 

알트만은 유럽의 AI 경쟁력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독일과 유럽은 미국과 중국에 비해 AI 투자와 스타트업 생태계, 인프라 면에서 뒤처져 있다”며, “세계적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대담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독일 기업들과의 협력을 언급하며, AI 인프라 구축과 규제 프레임워크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럽이 AI 시대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은 것으로 해석된다.

 

편집자 주: 유럽의 문제점은 우리나라가 도전해야 할 문제점이기도 하다.

 

 


대담의 의의

 

이번 대담은 단순히 기술 낙관론이나 종말론에 머물지 않았다.

AI 리더십의 재정의: 인간과 AI의 관계 변화 가능성.

AGI 시험대 제안: 과학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기준으로 삼을 필요성.

민주주의 가치 수호: 언론 자유와 투명성의 중요성.

멸망 시나리오 경고: 대비 없는 기술 발전의 위험성.

유럽의 과제: 글로벌 경쟁 속 전략적 대응 필요.

 

이 모든 주제가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되며, 청중에게 기술과 사회, 인류 운명에 관한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결론

 

샘 알트만의 발언은 인공지능 시대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안전, 국제 질서, 그리고 인류 생존과 직결된 문제임을 보여주었다. 이날 베를린 대담은 인류가 선택해야 할 길이 무엇인지, 기술과 가치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남겼다.

 

알트만은 마지막으로 “멸망의 시나리오를 이야기하는 것은 예언이 아니다. 우리가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비추는 거울일 뿐”이라고 말하며 대담을 마무리했다.

 

 

 

작성 2025.10.04 22:59 수정 2025.10.0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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