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기업 목표의 근본적 질문: 비효율의 늪에서 벗어나는 길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기업들은 복잡하게 얽힌 문제의 실타래 속에서 생존을 위한 고투를 이어가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술과 유행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바로 “기업의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경영서의 고전으로 꼽히는 엘리 골드렛의 『더 골』은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룬다. 그는 기업 경영의 본질을 ‘기업의 목표’에서 찾으며, 지능을 가진 개체가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그에 맞게 움직이듯 기업도 모든 구성원이 목표를 이해하고 제약 요인을 찾는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돈을 버는 것, 목표의 재정의
기업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하다. 제조 공장의 목표는 결국 돈을 버는 것이다. 기업이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그 어떤 활동도 의미를 잃는다. 이를 측정하는 지표는 세 가지다. 순이익, 투자수익률(ROI), 현금 유동성이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상승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기업의 목표다.
문제는 전통적 회계 방식이 원가절감과 부분 효율에만 몰두한다는 데 있다. 재고를 자산으로 평가하는 관행은 대표적인 오류다. 재고는 돈을 묶어두는 것이며, 현금 창출력을 떨어뜨리는 부채에 가깝다. 결국 경영은 ‘원가의 세계’가 아니라 ‘현금 창출률의 세계’로 전환해야 한다.
부분 최적화의 함정
많은 기업은 모든 자원을 풀가동하면 전체 성과가 높아질 것이라 믿지만, 이는 ‘부분 최적화’의 착각이다. 시스템은 가장 느린 자원, 즉 병목 자원의 속도를 넘을 수 없다. 따라서 비병목 자원에서 절약한 한 시간은 의미가 없지만, 병목 자원에서 잃은 한 시간은 곧 공장 전체가 잃은 한 시간이다.
이 때문에 경영의 본질적 질문은 “기업의 목표 달성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제약 요인은 무엇인가?”로 귀결된다. 통계적 변동과 종속적 사건이 얽힌 제조 과정 속에서 병목 자원을 찾아내고, 모든 노력을 그 활용 극대화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흐름을 개선하는 전략
병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은 명확하다. 병목 자원으로 투입되기 전에 품질 검사를 진행해 불량품이 시간을 잡아먹지 않도록 하고, 병목 자원을 거치는 부품에는 적색 꼬리표를 붙여 작업 우선순위를 보장한다. 또한 병목 자원의 가동이 멈추지 않도록 준비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더 나아가 드럼-버퍼-로프(DBR) 방식이 필요하다. 병목 자원의 속도(드럼)에 맞춰 투입 시점(로프)을 통제하고, 병목 자원 앞에 버퍼를 두어 재고 부족으로 멈추는 상황을 예방하는 방식이다. 작업 단위를 줄이는 것 역시 흐름을 개선한다. 작은 단위로 공정을 나누면 리드 타임이 단축되고 재고가 줄어 현금 유동성이 개선된다.
이런 운영상의 개선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시장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납기 준수와 리드 타임 단축은 곧 차별화된 경쟁 무기가 되고, 이는 까다로운 주문을 수주하는 능력으로 확장된다.
상식을 의심하는 용기
결국 경영 혁신의 출발점은 특별한 지능이 아니라 ‘늘 하던 방식’을 의심하는 용기다. 『더 골』이 소설 형식을 취한 것도 문제 해결의 정수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전하기 위함이었다. 요나 교수가 제시한 소크라테스식 질문법처럼, 경영자는 문제를 직접 묻고 추론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수많은 부정적 결과(UDE)가 얽힌 상황에서는 현상분석체계도를 통해 핵심 모순을 발견하고, 미래모습체계도를 통해 실행 가능한 해법을 설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직관을 넘어 체계적인 사고 프로세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경영자는 단기적 비용 절감의 굴레에서 벗어나, 기업을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에 올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결국 성장의 열쇠는 인간의 능력에 있으며, 구성원 스스로 문제 해결을 찾아내도록 격려하는 것이 진정한 경영자의 과제다. 이 책은 기업 목표의 재정의와 제약 이론(TOC, Theory of Constraints)의 핵심을 짚으며, 비효율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는 길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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