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MUSICSTUDIO_CRACK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음악에 담긴 이야기를 완성하는 프리랜서 프로듀서 정창윤입니다.
2023년 9월부터 의뢰인분들과 함께 좋은 음악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어릴 적 어머니 덕분에 피아노 학원을 다니게 되었는데, 작곡을 전공하신 선생님께 작곡을 배우면서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당시 제게 유일한 낙은 친구들과 축구하는 것뿐이었는데, 유독 화성학 숙제만큼은 게으름 피우지 않고 꼬박꼬박 해갔던 기억이 납니다. 정해진 악보를 따라가는 것보다 제 마음대로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었죠.
그때부터 음악과 더 깊이 사랑에 빠졌고, 고등학교 밴드부 활동을 하며 다양한 음악인들과 교류하면서 시야를 넓혔습니다.
하지만 예대 입학 후,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프로듀서가 되기 어렵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고 열정도 조금씩 식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밴드 ‘치즈(CHEEZE)’의 오픈 콘서트에서 구름 님이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이 제 마음에 강렬하게 박혔습니다. 그 순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가 생겼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듀서의 길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Q. 젊은 나이에 프리랜서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 느끼는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A. 젊음이 주는 '닫히지 않은 사고'가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계 없는 상상력과 새로운 경험들은 음악적 영감을 넓고 깊게 만들어 줍니다. 덕분에 힘든 순간이 와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즐겁게 이끌어 나갈 힘을 얻습니다.
반면, 작업부터 클라이언트 응대, 셀프 마케팅까지 모든 역할을 혼자 해내야 한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아무리 일정을 꼼꼼하게 짜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늘 생기기 마련이죠. 여러 일이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자칫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어 항상 긴장해야 합니다.
Q. 음악 산업에 처음 진입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 프리랜서로서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막막했습니다.
제 서비스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책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클라이언트는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 그 어떤 것도 명확한 정답이 없었죠. 소심한 성격 탓에 친구와 대화할 때도 큰 소리를 내지 못했던 제가 과연 클라이언트를 만나 제 음악을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런 막연한 두려움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Q. 프리랜서 프로듀서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A. 매일 똑같지는 않지만, 저만의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보통 주중에는 새벽 4시에 잠들어 오전 10시에 일어나는 6시간 수면 패턴을 유지합니다. 일어나서 12시까지는 운동과 식사를 마치고, 그 후부터 잠들기 전까지 하루에 3~5개의 작업을 집중해서 진행합니다. 토요일은 주로 녹음이나 외부 레슨 일정을 소화하고, 일요일은 온전한 휴식을 위해 비워두고 있습니다.
Q. 곡이나 앨범을 기획할 때 어떤 기준이나 철학을 가지고 계신가요?
A. 저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도, 프로듀서와 아티스트가 그리는 그림이 다르다면 결코 모두가 만족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작업 시작 단계에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서로 같은 목표를 바라볼 수 있을 때까지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Q. 제작한 음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이유는요?
A. 두 작품이 떠오릅니다. 하나는 ‘Guardian - crack (feat. 서형원)’이고, 다른 하나는 ‘우연이 운명이 된 순간 - 윤태양’입니다.
첫 곡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난 항상 네 편이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앨범 발매일이 제 막냇동생 생일과 같았어요. 마치 제가 동생에게 해주는 말처럼 느껴져서 애착이 많이 가는 곡입니다.
두 번째 곡은 의뢰부터 발매까지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은, 엄청난 속도전으로 기억됩니다. 보통 음원 작업은 여러 단계를 거치기에 최소 7주 이상을 잡는데, 이 작업은 클라이언트분과 시너지가 폭발해서 30일도 안 되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불도저처럼 작업을 밀어붙일 수도 있구나’ 하는 새로운 경험을 안겨준 작품입니다.
Q. 최근 음악 시장에서 프로듀서로서 직면하는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인가요?
A. 단연 AI의 발전입니다. 전문가인 제 눈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보이지만, 일반 리스너들이 음악을 즐기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을 만큼 AI의 퀄리티가 높아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지금까지는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음악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작업해왔는데, 이제는 ‘AI보다 더 인간적인, 더 깊이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새로운 경쟁 심리가 생겼습니다. AI의 강점과 한계를 파악하고, 실력 있는 동료 프로듀서분들께 꾸준히 배우고 협업하며 저만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지금의 가장 큰 도전입니다.
Q. 성공적인 프로듀서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앞서 말씀드린 ‘소통’과 연결되는데, 저는 일방적인 소통이 아닌 ‘이해를 바탕으로 한 소통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듀서는 각기 다른 개성과 예술 세계를 가진 아티스트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의 고유한 색깔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 결코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없습니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같은 그림을 그려나가는 능력, 그것이 프로듀서의 핵심 역량입니다.
Q. 최근 음악 산업의 트렌드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가요?
A. 릴스, 쇼츠 같은 숏폼 콘텐츠의 영향으로, 짧은 시간 안에 듣는 이를 사로잡지 못하면 외면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뚜렷한 개성을 담아내되, 창의적인 방식으로 클리셰를 비틀어 리스너들의 귀를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흐름을 잘 이끌어가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꾸준히 공부하며, 언젠가 그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정진하고 있습니다.
Q. 음악 저작권이나 유통, 계약 등 법적·행정적 이슈는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A. 법적 분쟁의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모든 작업은 서류를 기반으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작업 과정에서 의견 차이가 생길 수는 있지만, 그것이 이슈가 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다만 불공정한 조항이나 상식에 어긋나는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감정을 배제하고 최대한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합니다.
Q.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영감을 얻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청각을 많이 쓰는 직업이다 보니, 쉴 때는 의도적으로 다른 감각을 활용하며 스트레스를 풉니다. 하염없이 걷거나, 좋은 영화를 보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처럼요. 영감은 주로 다른 분야의 예술 작품을 접할 때 많이 얻습니다.
특히 저는 집중력이 약해서 영화를 보다가 다른 생각에 빠졌다 돌아오곤 하는데, 오히려 그 과정에서 놓친 부분을 저만의 상상력으로 채우면서 독특한 아이디어를 얻을 때가 많습니다.
Q. 최근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음악 장르나 아티스트, 기술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A. 최근에는 일본 음악 시장의 아티스트와 기술 트렌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일본 엔지니어와 아티스트들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그 특유의 정갈함과 담백함이 지금의 저에게는 가장 매력적이고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가까운 목표는 중개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제 채널을 통해 직접 의뢰를 받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수많은 포트폴리오를 쌓아, 제가 존경하는 아티스트분들과 함께 작업하고 함께 무대를 준비하는 것이 제 궁극적인 꿈입니다.
Q. 마지막으로, 프로듀서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저보다 더 빠르고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는 3가지 팁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자신의 가치를 냉정하고 빠르게 파악하세요.
둘째, 근거 없는 만족을 경계하고 항상 부지런히 움직이세요.
셋째, 환경이나 장비보다 실력이 먼저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더 높은 곳으로 가려면 남들보다 더 많이 움직이고 더 많은 정보를 알아야 합니다. AI에게 아침마다 음악계 동향을 브리핑해달라고 요청하거나, 메신저 오픈 채팅방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자신의 현재 위치와 가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니 꼭 실천해 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환경과 장비보다 실력이 우선’이라는 말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좋은 작업실, 고가의 장비, 넓은 인맥이 당장은 실력이 좋아진 것 같은 착각을 줄 수 있지만, 결국에는 더 큰 공허함으로 돌아올 겁니다.
예전에 그래미 상을 받은 아티스트 ‘girl in red’의 작업실을 재현한 팝업 스토어에 간 적이 있는데, 방음 시설도 없는 2층 침대 아래가 그녀의 작업 공간이었습니다. 좋은 환경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믿고 그것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세요. 분명 지금보다 훨씬 멋진 프로듀서가 되어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