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에 위치한 스텐레스 전문 가공업체, 주식회사 성진씨엔에스. 이 기업의 대표 오병철 씨는 단순한 제조업체를 넘어, 기술력과 도전정신으로 지역 산업의 새 지평을 연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1988년 자동차 정비업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오병철 대표는 20년간 기술 기반의 업력을 쌓은 뒤, 운명처럼 스텐레스 가공업에 발을 들였다. 형님의 권유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스스로 선택한 길’로 책임을 다하고 있다.
“처음에는 형님을 돕는 입장이었죠. 영업과 생산관리를 맡으며 배워갔습니다. 그런데 2018년, 갑작스럽게 형님이 세상을 떠나시면서 제가 회사를 맡게 됐습니다. 두려움보다도, 남아 있는 직원들과 가족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일어섰습니다.”

이처럼 성진씨엔에스는 ‘가족 같은 기업’이다. 총 11명의 직원들이 하나로 뭉쳐 매일 아침 공장을 움직이며, 각자의 손으로 제품을 만들고 품질을 높인다. 이들이 주로 만드는 것은 스텐레스 원판(블랭킹)과 이를 활용한 유압가공 제품이다.
“2021년에는 큰 결단을 내렸습니다. 단순 가공에 머무르지 않고 유압가공설비에 과감히 투자했죠. 경인지역 최초로 원판가공과 유압가공이 모두 가능한 전문 업체가 되었습니다.”
당시 이 결정은 일부 기존 거래처의 이탈이라는 아픔을 동반했다. 하지만 오 대표는 그 선택이 후회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단순한 공장 운영이 아니라, 하고 싶은 가공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 그게 가장 뿌듯합니다.”
주요 거래처는 밀폐용기 전문업체 ‘스텐락’, 그리고 주방용품·냉온수기 제조사인 위닉스 등이다. 뛰어난 품질과 납기 준수로 신뢰를 쌓아왔다. 특히, 인천이라는 입지에서 소규모 고정밀 가공을 해낼 수 있는 업체는 흔치 않다. 이는 곧 성진씨엔에스의 경쟁력이다.
대표 외의 대외활동은 적지만, 오 대표는 “조용히 묵묵히 가공에만 전념하겠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대신 직원들과의 동행, 협력업체와의 신뢰, 그리고 업계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기업을 지향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경기 상황이 워낙 어렵고, 중소제조업은 생존 자체가 도전입니다. 우리는 조용히, 하지만 멈추지 않고 전진하려 합니다. 직원들과 함께 조금씩 나아가고 싶습니다.”
성진씨엔에스의 성공은 거창한 마케팅이나 운이 아니라, ‘기술’과 ‘사람’이라는 단어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제품은 손으로 만들지만, 기업은 사람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흔들리지 않는 리더, 오병철 대표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