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비야의 짧은 왕국, 긴 은혜, 다윗을 기억하신 하나님의 구원 역사
3년간의 짧은 통치, 그러나 지워지지 않은 다윗의 언약
남유다의 두 번째 왕 아비야는 불과 3년간 왕위에 올랐다. 그의 생애는 길지 않았고, 성경은 그가 아버지 르호보암과 같이 하나님 앞에서 온전치 못한 길을 걸었다고 기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통치가 완전히 끊기지 않은 것은 한 가지 이유였다. 바로 하나님이 다윗을 기억하셨기 때문이다. 다윗과 맺은 언약은 한 왕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속되었고, 그 후손들이 왕위를 이어가도록 지켜졌다. 이는 개인의 연약함보다 더 크고 확실한 하나님의 신실함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두 배의 군사력에 맞선 아비야의 담대한 선포
아비야의 통치 기간 중 가장 극적인 사건은 북왕국 이스라엘과의 전쟁이다. 당시 여로보암이 이끄는 북왕국 군대는 남유다의 두 배에 달하는 숫자를 자랑했다. 군사적 열세 앞에서 패배가 자명해 보이는 순간, 아비야는 여로보암과 그의 군대 앞에서 믿음의 담대한 외침을 선포했다. 그는 북왕국이 다윗 왕가에 반역하여 세워졌음을 지적하며, 금송아지를 세우고 레위인이 아닌 자들을 제사장으로 삼은 불법을 고발했다. 이어서 남유다는 여전히 하나님의 계명에 따라 제사와 예배를 드리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 선포는 단순한 정치적 주장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이 누구와 함께하시는지를 드러내는 신앙적 선언이었다.
조상들의 신앙 흔적을 붙든 순간의 믿음
아비야는 완전한 신앙인으로 살지는 못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위기 속에서 그는 조상들의 신앙을 기억했다. 솔로몬의 성전 건축, 르호보암 시절 남유다로 내려온 레위인들의 신실함,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 온전했던 다윗의 흔적은 그의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그는 그 흔적을 붙들고 하나님을 의지했고, 그 순간 하나님은 그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셨다. 포위된 전투 상황에서 유다는 하나님을 부르짖었고, 결과는 놀라웠다. 하나님이 친히 이스라엘 군대를 치셨고, 남유다는 두 배의 군세를 이긴 역사적 승리를 거두었다.
죄악 가운데서도 베풀어진 하나님의 크신 은혜
아비야의 인생은 결코 모범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가 붙든 순간적 믿음조차 하나님은 귀히 보셨다. 다윗과의 언약 때문에 시작된 은혜는, 연약한 후손의 입술을 통해 다시 드러났다. 이는 단지 아비야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불완전한 인간을 통해서도 자신의 언약을 지켜 가신다는 증거였다.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도 이 교훈은 깊다. 우리의 삶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하나님은 여전히 언약을 신실하게 이루시며, 작은 믿음에도 놀라운 은혜로 응답하신다. 아비야의 짧은 통치 속에서 긴 은혜가 남겨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