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조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수다방(이하 조수다)’가 9월 27일 토요일 낮 12시, 서울역 4층 코레일 대표회의실에서 약 100명이 참여하는 ‘2025년 서울 대정모’를 연다.
동부건설 장윤환 팀장의 특강 「현업에서 바라본 식재디자인」, 조수다 송동근 방장과 남정곤 세종정원연구소 소장이 진행하는 토론 「이 시대의 조경인은 뭘 먹고 사는가?」가 핵심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일반 참가비는 3만 원이며 학생은 전액 무료다. 행사는 네트워킹을 겸한 저녁 식사로 마무리된다.
리드: “온라인—오프라인 순환형 배움터”를 선언한 현장 중심 커뮤니티
조수다는 이름처럼 ‘수다’를 전면에 내세운 온라인 대화방에서 출발했지만, 이번 대정모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현장 지식과 관계자 신뢰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커뮤니티가 스스로 기획·운영하는 오프라인 포럼 형태를 띠며, 강연과 토론의 주제 선정부터 시간표 구성, 이후 저녁 자리까지 실무 밀착형·참여자 중심 운영을 표방한다. 특히 “현업에서 바라본 식재디자인”과 “조경인의 생태계·수익 구조”를 전면에 내세운 점은, 조경 업역의 핵심 난제(실무 표준·직업가치·시장성)에 응답하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낸다.

행사 개요와 동선
일시: 9월 27일(토) 12:00
장소: 서울역 4층 코레일 대표회의실
규모: 사전 신청 100명 내외
주차/교통: 서울역 KTX·도시철도 접근 용이, 인근 유료 주차장(롯데마트) 안내
회비: 일반 30,000원 / 학생 무료
식사: 행사 종료 후 중구 북창동 ‘행복전집’에서 저녁 교류
행사 구성은 ‘소개–학습–토론–교류’의 4단계로 단순하지만, 현장 실무-직업 생태-지식 공유를 한 번에 엮는 흐름을 가진다. 자기소개 비중을 충분히 두어 참가자 간 맥락을 맞추고, 강연 이후 바로 토론을 배치해 학습 내용을 현업 질문으로 연결한다. 저녁 교류는 느슨한 협력 구상과 구인·구직 상담, 현장 문제 해결 네트워크로 이어질 여지를 남긴다.
핵심 의제 ①: “현업에서 바라본 식재디자인”의 무게
식재디자인은 설계 도면의 한 장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토양·수분·배수·일사량·유지관리 비용 등 가변 요소가 설계의 성패를 좌우하고, 발주 방식과 공정·예산·자재 수급, 현장 책임자의 판단이 결과를 바꾼다. 현업 전문가의 강연은 다음과 같은 실무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수렴될 전망이다.
강연이 현실적 도표·사례 중심으로 전개될 경우, 참석자들은 ‘적용 가능한 체크리스트’와 ‘리스크 관리 포인트’를 바로 현장에 가져갈 수 있다. 학생 참가자에게는 교과서적인 조경식물학을 프로젝트 단위 의사결정으로 연결하는 관문이 될 것이다.
핵심 의제 ②: “이 시대의 조경인은 뭘 먹고 사는가?”—직업 정체성과 시장 구조
토론 제목은 다소 도발적이다. 그러나 질문은 현실적이다. 조경 설계·시공·관리·감리·자재·정원·골프터프·생태복원·어반가드닝 등 업역 세분화가 빠르게 진행된 가운데, 많은 종사자가 수익모델·커리어 로드맵을 재정립하고 있다. 토론은 다음의 쟁점을 둘러싸고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이 토론은 ‘조경인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상품·서비스로 제공할 것인가’**라는 시장 언어로 전환을 촉구한다. 참여자들에게는 자신의 역량을 과업·결과물 단위로 다시 포지셔닝하는 계기가 된다.

커뮤니티 방식의 의의: 분절된 정보를 ‘실천적 표준’으로
조경 업계는 특성상 프로젝트·현장·회사 단위로 지식이 분절돼 축적·공유가 어렵다. 커뮤니티 주체의 포럼은 세 가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학습비용 절감과 실천적 표준의 형성 그리고 시장 신뢰의 축적이 그것이다.
실패 사례와 현장 변수, 발주 협상, A/S 쟁점을 익명성·심리적 안전을 지닌 자리에서 공유하면, 참여자 개개인의 시행착오가 공통 자산으로 전환된다. 또한 법과 지침, 설계지시서가 포착하지 못하는 관행과 노하우를 체크리스트·템플릿·성능 기준으로 환원하면, 현장에서 통용될 ‘작동하는 표준’이 생기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온라인에서 축적된 관계가 오프라인에서 신뢰로 바뀌면, 긴급 인력 수배·현장 문제 해결·공동구매·공동 입찰 등 실질 협업이 가능해질 것이다.
학생 무료 정책: 인력 생태계 회복 장치
학생 무료 정책은 단순한 호혜를 넘어 산업의 인력 파이프라인을 고려한 설계다. 조경학과 학생들이 현장 언어에 일찍 노출될수록, 졸업 후 현장 적응기간·이직률을 줄일 수 있다. 멘토링·포트폴리오 피드백·인턴십 연계 같은 비공식 채용 경로도 같이 열릴 전망이다. 교육기관 입장에서는 실무 커리큘럼을 보완할 현업 자문 채널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운영·안전·접근성: 오프라인 행사 품질의 기본기
서울역이라는 초연결 거점을 선택한 점은 긍정적이다. KTX·광역철도·지하철로 전국 단위 접근성이 높다. 회의실 규모 대비 100명 내외의 참가자 수는 발언 기회와 밀도 면에서 현실적이다.
운영 측면에서는 △입·퇴장 동선과 자리 배치 △시간 엄수 △질의응답(슬리도·메모카드 병행) △사진·영상 기록 동의 △학생 참가자 보호(연령 확인·안전 안내) 등이 기본 체크리스트로 마련돼야 한다. 비상시를 대비한 응급의약품·대피 안내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명찰·촬영 가이드라인도 선제적 고지로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콘텐츠의 지속 가능성: 아카이브·지식자산화 전략
커뮤니티형 행사는 기록과 재배포가 성패를 가른다.
- 요약 리포트: 강연·토론 핵심을 A4 2~4쪽 브리프로 정리해 공개하면 검색성과 인용 가능성이 높아진다.
- 자료 공유 체계: 발표자료는 민감 정보를 걷어낸 공개 버전으로 정리, 저작권 표시와 2차 사용 조건을 명확히 한다.
- 키워드 인덱스: ‘토양개량/배수/성능기반 식재/표준 스펙/유지관리 비용’ 등 태그 체계를 통일해 향후 축적을 돕는다.
- 후속 소모임: 발표 주제별 스터디·답사·워크숍으로 이어지게 도식화(로드맵)하면, 커뮤니티가 학습-실험-표준화의 순환 구조를 갖게 된다.
조경산업에의 파급효과: 자재·공법·서비스의 ‘표준 시연장’
조수다 대정모 같은 포럼은 자재·공법의 표준화와 검증을 촉진한다. 조경관련 기술과 공법, 자재 등 세부 솔루션 업체와 이를 현장에서 접하게 되는 설계와 시공, 관리 전문가들이 사례·성능·A/S를 투명하게 공개할수록, 서로간의 신뢰가 빠르게 축적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가격의 상·하한선 투명화로 이어져 시장의 과당경쟁을 줄이고, 품질-책임-가격의 선순환을 만든다. 또한 유지관리형 계약(예: 1년 사후관리 포함, 성능 미달 시 재시공 규정)의 정착에도 긍정적 신호가 된다.
지역·생활권 관점: 생활SOC와 정원·녹지의 접점 넓히기
도시의 녹지는 대규모 공원만을 뜻하지 않는다. 학교·골목·옥상·테라스·캠퍼스·상가 앞마당 등 생활권 단위에서 공간의 질을 바꾸는 작은 개입이 늘고 있다. 커뮤니티의 현장 지식이 활성화되면, 소규모 발주자(상가번영회,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마을관리소 등)도 의사결정 비용을 낮출 수 있다. 표준화된 소규모 설계·시공 패키지, 유지관리 포함 월정액 서비스, 지역 기반의 빠른 A/S 체계가 만들어지는 토양이 된다.
‘참여자 경험’의 설계: 좋은 질문이 좋은 커뮤니티를 만든다
대정모의 품질은 프로그램 못지않게 참여자 질문의 질이 좌우한다. 운영진은 사전 신청 단계에서 현장에서 겪는 구체적 애로(예: 배수 트러블, 식재 생존율, 하자보수 분쟁), 관심 분야(설계/시공/자재/관리/정원/골프터프 등), 토론에서 다루고 싶은 시장·직업 질문을 수집해 세션별 질문 바스켓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는 시간 관리를 위해 질문을 30~60초 내 요지로 제한하고, 추가 논의는 저녁 교류로 넘기면 밀도와 만족도를 함께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면 코멘트: ‘한 번의 만남’을 ‘연결된 학습’으로
조수다의 선택은 간명하다. 온라인의 열기를 오프라인의 진정성으로, 즉흥적 대화를 축적 가능한 지식으로, 개별 경험을 공통 표준으로 바꾸려 한다. 이번 서울 대정모가 정례화·권역화로 이어지고, 발표·토론이 요약 리포트·체크리스트로 남는다면, 커뮤니티는 업계의 작동하는 공론장이 될 수 있다. 그때 ‘이 시대의 조경인은 뭘 먹고 사는가’라는 질문은, 자연스럽게 ‘우리는 무엇으로 도시와 삶을 더 낫게 만드는가’와 같은 질문으로 확장될 수도 있을 것이다.
조수다의 서울 대정모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산업적 학습 조직으로 진화하는 길목에 서 있다. ‘식재디자인’과 ‘직업·시장’이라는 두 축을 통해, 실무 표준의 상향과 업계 신뢰의 축적을 동시에 노린다. 참여자들이 각자의 현장으로 돌아가 체크리스트·표준 양식·협업 네트워크를 작동시킬 때, 이 모임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태계의 시발점이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