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창사 15년 만에 단행한 카카오톡 대규모 업데이트를 두고 사용자들의 거센 반발과 증권가의 긍정적 장기 전망이 엇갈리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인공지능(AI) 기반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목표로 혁신을 시도했으나, 업데이트 직후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사용자 경험(UX) 저하에 대한 불편함이 제기되며 카카오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I. '친구 탭' 개편 논란과 사용자들의 피로감 호소
이번 개편은 지난 2025년 9월 23일(월) 'if(kakao)' 콘퍼런스를 통해 공개되었으며,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 정도 변화는 카카오톡 역사상 없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논란의 핵심은 '친구 탭'의 변화입니다.
1. SNS형 UI 도입에 따른 정체성 지적
기존의 단순한 목록형 친구 목록(이름 정렬)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와 유사한 피드(Feed)형 사용자 환경(UI)으로 개편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친구의 프로필 사진, 배경 사진, 게시물 등 변경 내역이 타임라인 형태로 자동 노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용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메신저 본연의 기능 훼손'을 지적하며 불편함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전화번호부' 역할을 해온 만큼, 친한 친구뿐만 아니라 업무상 연락처나 소식이 끊긴 지인들의 사적인 프로필까지 강제로 접하게 되면서 관계적 피로감이 증대되었다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한 이용자는 이러한 변화를 두고 "카카오톡 + 인스타그램 + 카카오스토리 + 유튜브 같은 온갖 잡탕을 섞어 만들어 낸 끔찍한 혼종"이라고 비판하며 메신저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2. 광고 및 편의성 저하 우려
새롭게 개편된 피드 중간이나 채팅방 목록 사이에 광고가 삽입되면서 사용자 경험의 질이 저하된다는 불만도 제기되었습니다. 또한, 익숙했던 목록형 인터페이스가 사라지면서 원하는 대화 상대를 찾는 직관성이 떨어지고 사용이 불편해졌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3. 사용자들의 대응 확산
이러한 반발로 인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카카오톡 자동 업데이트를 차단하는 방법이 빠르게 공유 및 확산되었으며, 이용자들은 자신의 프로필 설정을 '프로필 업데이트를 나만 보기' 또는 '친구에게만 게시물 공개'로 바꾸는 방법을 공유하며 노출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II. 사용자 반발에 따른 주가 변동과 시장 해석
사용자들의 부정적 여론은 카카오의 기업 가치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즉각 이어졌습니다. 업데이트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2025년 9월 26일 국내 증시에서 카카오(035720)의 주가는 5% 안팎의 급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전장 대비 5.06% 하락한 주당 60,000원에 거래되었으며, 장중에는 59,900원까지 밀리며 심리적 지지선인 6만원 선이 일시적으로 붕괴되기도 했습니다. 시장은 이러한 주가 하락의 원인을 "카카오톡 개편안을 둘러싼 이용자 반발이 거센 여파"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III. 증권가, 'AI 플랫폼' 전환에 주목하며 상반된 시각 제시
단기적인 주가 하락 및 사용자 반발 상황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이번 업데이트를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는 '변곡점'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1. AI 기반 통합 플랫폼으로의 도약
증권가는 이번 개편이 카카오톡이 단순 메신저에서 AI 기반의 통합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전략적 신호탄으로 해석했습니다. 특히 카카오가 10월부터 별도 앱 없이 채팅 탭에서 챗GP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카카오 에이전트'를 통해 챗GPT와 카카오맵, 선물하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하려는 계획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한 온디바이스 AI의 수익화는 2026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 목표 주가 상향 및 '톱픽' 유지
다수의 증권사는 장기적인 AI 전략과 광고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며 카카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번 개편으로 인한 광고 매출 성장 효과가 4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전망하며 카카오를 '인터넷산업 톱픽'으로 유지했습니다.
대신증권은 AI 도입에 따른 내년 '톡비즈' 매출 추정치를 8.2% 상향하고, 목표 주가를 기존 대비 15% 높은 8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또한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27.3배에서 30.8배로 상향하며 미래 이익 성장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삼성증권 역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변경하고 목표주가를 78,000원으로 올렸습니다.
IV. 플랫폼 확장과 사용자 경험 보존의 딜레마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상황은 플랫폼의 수익화 및 확장 전략과 기존 사용자들의 경험적 안정성 유지라는 상충하는 과제가 충돌한 사례를 보여줍니다. 사용자들은 효율적인 소통 도구로서의 카카오톡을 원하지만, 카카오는 AI 기술을 통해 모든 것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사용자 목소리에 주목하며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카카오가 단기적인 사용자 불편 호소를 완화하고 장기적인 AI 기반 비전의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성패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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