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데이팅 앱과 SNS, 메신저를 통해 가짜 신분으로 접근해 친밀감을 형성한 뒤 금전과 개인정보를 갈취하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이 확산하고 있다.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친 애정 공세로 신뢰를 쌓은 뒤 급박한 사정을 내세워 송금이나 투자 참여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가해자들은 해외 파병 군인·의사·사업가·엔지니어 등 권위 있어 보이는 직업을 내세우고, 전문 사진을 사용해 신뢰를 유도한다. “곧 한국에 가겠다”, “결혼을 약속한다”는 과한 미래 계획을 제시하고, “큰 돈이 들어오는데 잠시만 빌려 달라”, “물품이 통관에서 묶였다” 같은 긴급 스토리로 돈을 요구한다. 외부 메신저로 대화를 옮기자고 하거나 영상통화를 회피하고, 신분증·항공권 등 조작 문서를 제시하는 것도 전형적 수법으로 꼽힌다.

피해 전 단계에는 공통된 경고 신호가 나타난다. 짧은 시간 안에 사랑을 고백하고, 관계를 비밀로 하자고 하거나, 직접 만남을 계속 미루는 행태다. 이어 가상자산 지갑, 기프트카드, 무통장입금 등 추적이 어려운 결제수단을 요구하거나, 의심스러운 투자 사이트·앱을 설치하게 한 뒤 초기 소액 수익을 보여주며 추가 입금을 유도한다.
전문가들은 “영상통화나 실물 확인 없이 돈을 요구하면 사기로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프로필 사진은 반드시 역이미지 검색으로 진위를 확인하고, 금전·개인정보 요청이 나오면 즉시 대화를 중단·차단해야 한다. 혼자 판단하지 말고 가족·지인과 상의하고, 경찰이나 금융회사 고객센터, 지자체 사이버범죄 신고창구 등 공식 채널에 문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피해를 본 경우에는 신속한 대응이 핵심이다. 송금 즉시 거래은행(카드사)과 112에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대화 내용·송금 내역·계좌 또는 지갑 주소·사이트 주소·첨부 파일 등 증거를 보존해야 한다. 사용한 계정의 비밀번호를 전부 변경하고 2단계 인증을 설정하며, 추가 피해자 모집이나 협박 요구에는 응하지 말고 즉각 신고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사랑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면 99% 사기”라며 “작은 의심이 큰 피해를 막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