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경기에서 배운 한 가지
지난 8월 31일, KT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야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초반 분위기는 KT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2회까지만 해도 4점을 내며 일찌감치 앞서갔고, 선수들의 표정은 자신감으로 빛났다. 나 역시 마음을 놓고 편안하게 경기를 지켜보았다. 그러나 야구의 묘미는 언제나 ‘끝까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8회, KIA가 역전에 성공하자 상황은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점수와 분위기 모두 상대 팀에게 넘어갔고, 나는 속으로 이미 패배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이닝, 9회말 2아웃.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이었다. 보통 이 상황은 사실상 끝난 경기로 여겨진다. 선수들조차 마음을 내려놓아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KT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한 명이 출루에 성공하더니, 이어 또 한 명의 선수가 기회를 만들었다. 모두가 끝났다고 여겼던 순간 희망의 불씨가 살아났고, 결국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가 완성되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그 장면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단순히 승부에서의 짜릿함 때문이 아니라, 삶에 필요한 깊은 교훈을 주었기 때문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종종 불리한 상황에 놓이면 스스로 먼저 포기해 버린다. 아직 기회가 남아 있음에도 마음을 접고 물러서는 경우가 많다. 실패를 직감하면 가능성마저 지워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야구의 9회말 2아웃이 보여준 것은 다르다.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하고 포기하지 않는 태도만이 기적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끝날 때까지는 정말 끝난 것이 아니다.
삶의 무대에서 만나는 9회말
살다 보면 누구나 패배를 예감하는 순간을 만난다. 오래 준비한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관계가 회복 불가능해 보일 때, 내 힘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느낄 때. 바로 그 순간이 인생의 ‘9회말 2아웃’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 지점에서 이미 등을 돌리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태도다. 작은 가능성을 붙잡아 끝까지 해보는 것, 그것이 인생의 반전을 만든다. 희망은 멀리 있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놓지 않는 작은 손끝에서 자라난다.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
야구의 역전극을 지켜보며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내 삶의 9회말 2아웃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 독자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지금 당장 끝나버린 것처럼 보이는 일이 있는가. 이미 마음속에서 패배를 인정해 버린 순간은 없는가. 그럴수록 더 필요한 것은 ‘한 번 더 해보겠다’는 마음이다. 끝까지 남아 있는 기회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야구 경기에서 얻은 교훈은 단순하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만이 새로운 길을 연다. 오늘이 힘들어도, 상황이 불리해 보여도, 마지막까지 집중하는 사람이 결국 승리를 거머쥔다. 인생의 수많은 경기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언제나 9회말 2아웃의 순간을 살고 있다. 그때 포기하지 않고 버틴다면, 언젠가 기적 같은 반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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