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보여주는 숫자가 있습니다. 바로 ‘지니계수’입니다. 이름은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그 의미는 단순합니다.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라는 직관적인 척도입니다.

예를 들어 다섯 명이 사는 마을을 떠올려봅시다. 모두가 매달 100만 원씩 똑같이 번다면 지니계수는 0에 가까워지고, 그만큼 평등한 사회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만이 500만 원을 벌고 나머지 네 명은 소득이 없다면 어떨까요? 지니계수는 1에 가까워지고, 불평등이 극심한 사회임을 드러냅니다.
현실은 이 두 극단의 어딘가에 위치합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사회 안전망과 복지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지니계수가 낮은 편입니다. 반면 남미 일부 국가나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들은 소득이 특정 계층에 집중돼 높은 지니계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경제 성장 과정에서 불평등이 줄어드는 듯했지만, 최근에는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지니계수가 다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니계수는 사회가 얼마나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성과를 함께 나누고 있는지를 단순하지만 강력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수치 하나로 모든 현실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중산층이 두터운지, 특정 소수에 집중된 부가 얼마나 심각한지 등은 다른 지표와 함께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니계수는 여전히 중요한 시그널입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이 지표가 높아진다는 것은 곧 사회 구성원 다수가 체감하는 불평등이 커지고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고, 이는 결국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니계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