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명과 마주친다. 가족, 친구, 동료, 스승, 때로는 모르는 사람까지. 관계는 끊임없이 이어지지만, 정작 내 마음은 공허할 때가 많다. 타인의 인정에 매달리고, 비교 속에서 불안을 키우며, 관계의 무게에 지쳐 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든 관계의 시작점은 언제나 ‘나’다. 나 자신과 화해하지 못한 채 맺는 관계는 쉽게 흔들리고, 심지어 사랑조차 무겁게 느껴진다.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사랑은 기술이며, 그 기술의 첫걸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다. 심리학 역시 자아와의 건강한 관계가 모든 대인 관계의 토대라고 강조한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타인에게 끊임없이 기대거나 불필요한 방어로 벽을 세우게 된다. 반대로 자기 자신과 평화롭게 지낼 줄 아는 사람은 타인과도 자유롭고 안정적인 관계를 맺는다. 결국, 수많은 관계를 지탱하는 뿌리는 ‘나와 나의 관계’다.

명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명상은 외부의 소음을 잠시 멈추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훈련이다. 호흡에 집중하고, 떠오르는 감정을 바라보며, 나라는 존재를 판단 없이 받아들이는 시간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순간이며, 무너진 관계의 중심축을 세우는 과정이다. 과학적 연구들도 명상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자기 인식을 높이며, 감정 조절 능력을 키워 준다고 밝히고 있다. 명상은 나와 나를 이어 주는 시간이자, 다시 세상과 건강하게 연결되게 하는 통로다.
세상엔 수많은 관계가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결국 내가 나와 맺는 관계 위에 세워진다.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과 화해하지 못하면, 그 어떤 관계도 안정적일 수 없다. 명상은 그 화해의 문을 열어 준다. 오늘 하루 단 10분이라도 스스로와 마주 앉아 보자. 내 마음을 바라보고, 내 호흡을 느끼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순간, 세상과의 관계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