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식용 금지 시행 후 변화

개 식용 금지법' 시행 후 첫 복날, 보신탕 거리의 변화와 남겨진 과제

'개 식용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나면서 한국의 전통적인 여름 보양식인 보신탕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 2025년 9월 2일 현재, 다가오는 복날을 앞두고 전국 각지의 보신탕 골목에서는 한산한 모습이 포착되며 새로운 식품 소비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법적 금지 이후 시장 변화: 문 닫는 식당과 줄어든 손님

지난 7월 19일, 초복을 이틀 앞둔 서울 종로구의 한 보신탕 전문점은 식사 시간이 무색하게 손님 세 팀만이 자리를 지키는 등 한산한 분위기였다. 해당 식당은 2층 운영을 중단하고 1층만 사용 중이며, 직원들은 고기를 썰다 말고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 종로구에 따르면, 관내 약 10곳의 보신탕집 중 지난해 1곳이 폐업하고 올해 1곳이 전업하는 등 감소세가 뚜렷하다 . 이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 해당 법안은 2027년부터 식용을 목적으로 한 개의 사육, 도살 및 유통을 전면 금지하며, 사실상 보신탕을 포함한 개고기 관련 산업의 종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인식 또한 변화하고 있다. 한 손님은 "애견은 애견대로 키우고, 식용 개는 구분하면 되는데 왜 개만 먹는 걸 금지하느냐"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사회 전반적으로는 개 식용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 전문가들은 개고기가 단백질 함량은 높지만 지방도 많아 다른 육류와 비교했을 때 특별한 보양 효과가 없다고 지적하며,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 선호되는 현대인의 식단에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흑염소, 오리, 닭 등 대체 보양식 시장 성장

보신탕 수요 감소는 흑염소, 오리, 닭 등 다른 보양식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북 봉화의 흑염소 농가는 기존 50마리 규모에서 150마리로 확장했으며, 충남과 전북에서는 스마트 축사 기술을 활용한 오리와 닭 복합 농장이 늘고 있습니다. 귀농 청년들이 오리·닭 백숙용 사육에 뛰어들거나 닭을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에 나서는 사례도 확인된다 .

이러한 수요 증가로 가격도 상승했습니다. 2024년 1kg당 2만 2천 원이던 흑염소 고기는 2025년 2만 8천 원을 돌파했으며, 오리와 닭 또한 복날 수요를 앞두고 20~30% 이상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일부 유통업체들은 복날 시즌 조기 품절을 예상하며 공급 조절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

구조견 보호 문제와 사회적 편견, 남겨진 과제

개 식용 금지법 통과 이후 발생한 문제점 중 하나는 구조된 식용견들의 갈 곳 부재입니다. 도시화된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소형견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며, 식용견으로 사육되던 개들은 질병이나 트라우마에 대한 우려로 사회적 편견에 직면하고 있다 . 특히 순종 또는 잡종 도사견과 같이 한국에서 '맹견'으로 분류되는 개들은 반려견으로 기르려면 정부 허가가 필요해 입양이 더욱 어렵다 .

이미 포화 상태인 보호소는 구조된 수많은 개들을 수용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갈 곳 없는 개들이 결국 안락사 위기에 내몰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개 식용을 주장하던 단체들 사이에서는 "법은 통과시켰으면서, 정작 개들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뒷말이 많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

개 식용 금지법 시행은 오랜 사회적 논쟁의 종지부를 찍었으나, 그로 인한 시장 변화와 더불어 발생한 유기견 및 구조견 보호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작성 2025.09.02 19:51 수정 2025.09.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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