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혁신가 최덕현, 사로자바에서 찾은 지속가능 농업 해답”

표층시비란 무엇인가? 자연농의 핵심 원리를 풀다

중심 개념과 농법 철학을 쉽게 풀어주는 설명

사로자바 농장 운영기, 최덕현 대표의 실패와 성공

 

(주)한반도 최덕현 회장

사진 출처 한반도 홈페이지

 

화학 비료를 거부한 이유, 그리고 한 농부의 실천

 

농사는 흙과 씨앗, 땀으로 완성 된다고 들 하지만, 요즘 농촌에서는 화학 비료 없이는 작물을 키우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러나 이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한 사람이 있다. 바로 사로자바 농장의 최 덕현 대표다. 그는 화학비료는 물론 농약도 쓰지 않는 농법, ‘표층시비’를 통해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자연이 스스로 살아 숨 쉬도록 하는 방식으로 땅을 살리고, 작물 본연의 힘을 끌어내는 그만의 방식은 처음엔 괴짜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대안 농업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삶의 철학이자 시대의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서 ‘표층 시비’를 실천하는 그의 여정은, 화학에 의존한 농업에 경종을 울리는 살아있는 사례가 된다.

 

표층 시비’란 무엇인가

 

‘표층 시비’는 땅속 깊숙이 비료를 넣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지표면에 유기물을 얇게 덮어 토양 스스로 비옥해지도록 유도하는 농법이다. 이 방식은 자연 상태의 생태 순환을 모방한 것으로, 농작물은 뿌리를 통해 필요 영양분 만을 선택적으로 흡수하고, 남은 유기물은 미생물과 벌레의 작용으로 서서히 분해되며 토양 구조를 건강하게 바꾼다. 표층 시비의 핵심은 ‘인위적 투입 최소화’와 ‘자생력 회복’에 있다. 이는 화학 비료가 단기적으로 빠른 성장과 수확을 가능케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토양 산성 화와 생물 다양성 저하를 초래한다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최 덕현 대표는 이 원리를 기반으로 사로자바 농장에서 다 년간 실험과 실패를 거듭하며 자신만의 표층 시비 시스템을 정착 시켜왔다.

 

사로자바 농장의 성장 기록

 

사로자바 농장은 처음부터 주목 받던 공간은 아니었다. 최 덕현 대표가 이 땅을 처음 마주했을 때는, 잡초가 뒤덮인 황무지에 가까웠다. 그는 이곳을 정비하며 화학비료와 농약 없이 작물을 키우는 실험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수확량이 현저히 낮았고, 주변 농민들의 비웃음도 견뎌야 했다. 그러나 그는 표층시비라는 농법을 고집하며, 지렁이와 미생물이 돌아오는 생태적 토양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몇 해가 지나면서 토양의 구조는 눈에 띄게 변했고, 작물은 해를 거듭할수록 건강하고 강하게 자라기 시작했다. 인근 농가의 실패한 땅을 위탁받아 다시 살려낸 사례도 이어지며, 사로자바 농장은 점차 전국 자연농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살아 있는 실험장’으로 입소문을 타게 됐다. 표층 시비가 농업 재생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실증적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최 덕현 대표의 철학과 일상 – 농부로 살아간다는 것

 

최 덕현 대표는 자신을 농부가 아닌 ‘흙의 관찰 자’ 라고 표현한다. 그는 매일 아침 땅 위에 쪼그려 앉아 흙냄새를 맡고, 전날 뿌린 유기물이 얼마나 분해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노동 강도가 높은 농사일 속에서도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토양과의 ‘대화’다. 밭은 단순한 생산의 공간이 아니라, 생명 순환을 목격하는 현장이며, 그 속에서 자신 또한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을 되새긴다. 특히 표층시비를 실천하면서부터는 자연의 변화에 더욱 민감해졌다. 비가 오는 날이면 물 빠짐을 점검하고, 해가 강한 날이면 유기물의 마름 상태를 확인한다. 그는 효율보다 생명에 집중하는 농사를 통해,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야 진짜 농업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같은 철학은 그의 삶 전체에 녹아 있으며, 사로자바 농장을 찾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표층 시비의 실제 – 밭에서 벌어지는 변화들

 

사로자바 농장의 밭은 전통적인 농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비료를 뿌리는 대신, 낙엽과 볏짚, 퇴비 화된 음식물 찌꺼기 등이 밭 위에 얇게 덮여 있고, 흙은 맨눈으로도 살아 있는 듯 촉촉하고 부드럽다. 표층 시비를 시작한 뒤 몇 해가 지나자, 이 땅에서는 지렁이와 미생물이 자연스레 돌아왔고, 뿌리의 깊이가 깊고 강해진 작물들이 건강하게 자라기 시작했다. 병충 해는 오히려 줄었고, 별다른 방제 없이도 해충과 천적의 균형이 형성되었다. 작물의 생장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당도와 저장 성에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으며, 소비자들 역시 “맛이 깊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 모든 변화는 토양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생태 적 순환이 만들어낸 결과다. 최 대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농법의 개선이 아닌, 자연이 원래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지속 가능 농업의 가능성과 확장성

 

표층 시비는 단순히 한 농장의 성공 사례로 끝나지 않는다. 최 덕현 대표가 실험한 방식은 이미 타 농가에도 도입되기 시작했고, 토양 회복과 병충 해 감소, 수확 물 품질 향상 등의 긍정적 효과가 반복적 으로 검증되고 있다. 특히 기후 위기와 식량 안보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지금, 외부 투입 자원이 적고 생태적 순환에 기반한 표층 시비는 지속 가능한 농업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화학 비료의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으며, 지력 고갈로 버려진 땅을 다시 경작 가능한 상태로 되돌리는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최 대표는 이를 "땅을 돌려받는 기술"이라 표현하며, 표층시비가 기술이기 이전에 생명에 대한 존중과 관계의 회복임을 강조한다. 사로자바 농장은 더 이상 단순한 유기농장이 아니라, 농업의 미래를 실험하고 제안하는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덕현 대표의 이야기로 본 자연 농의 미래

 

최덕현 대표는 화학 비료 없는 농사를 고집해온 세월을 '불편하지만 가치 있는 싸움'이라 표현한다. 사로자바 농장은 이제 그가 꿈꾸던 이상이 현실로 뿌리내린 공간이 되었고, 많은 이들이 그를 찾아 농업의 본질에 대해 다시 묻기 시작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땅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내가 주는 대로, 있는 그대로 돌려준다”고 말했다. 이 말은 농업뿐 아니라, 우리가 자연과 맺어야 할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로 다가온다. 자연농은 이제 소수의 대안이 아닌, 기후 위기와 환경 붕괴 앞에서 우리가 택해야 할 방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로자바 농장과 최덕현 대표의 실천은 그 변화의 출발점이다. 그의 손에 들린 흙은 곧 미래이며, 그 미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조용히 자라고 있다.
 

작성 2025.08.20 21:16 수정 2025.08.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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