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택수(35, 가명)는 2년 전부터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을 기대하며 ETF 투자를 시작했다.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고, 펀드처럼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2년이 지나도록 뚜렷한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김 씨는 어느 순간부터 ‘뭔가 잘못된 것 아닐까’라는 의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그는 자신이 ETF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ETF(상장지수펀드)는 최근 몇 년 사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금융상품 중 하나로 떠올랐다. 투자 대상을 직접 고르지 않아도 되며, 여러 자산을 자동으로 분산할 수 있어 ‘초보자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투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김택수 씨처럼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경험한 투자자도 많다. 이는 ETF가 단순히 ‘쉽다’는 이미지로 소비되면서, 투자자들이 기본적인 개념이나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접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TF 투자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장기 보유만 하면 수익이 난다’는 착각이다. 실제로 ETF는 장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이 많지만, 모든 ETF가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레버리지 ETF나 특정 산업에 집중된 테마형 ETF는 변동성이 크고 구조적으로 손실이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ETF 운용에는 운용보수 외에도 다양한 수수료가 포함되어 있으며, 추적 지수와의 수익률 차이인 ‘추적 오차’도 무시할 수 없다. 리밸런싱 시점을 놓치면 포트폴리오 균형이 무너지고, 장기 보유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또한 많은 투자자들이 ETF 하나만 사면 자연스럽게 분산투자가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ETF 간 구성 종목이 겹치거나 특정 산업군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본인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편중되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S&P500을 추종하는 ETF는 기술주 비중이 높고, 반도체 ETF와 4차산업 ETF는 구성 종목이 상당 부분 겹칠 수 있다. 다양한 ETF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분산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 번째 실수는 ‘ETF는 쉬운 상품’이라는 생각에 개념과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이다.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지만, 실제 수익률은 그와 다를 수 있다. ETF가 어떤 자산군에 투자하고 있는지, 그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내 투자 목적에 맞는 상품인지 확인하지 않고 투자하면 원하는 수익을 얻기 어렵다. 특히 파생상품을 포함한 구조의 ETF는 고위험 상품에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이를 모른 채 장기 보유했다가 큰 손실을 입는 사례도 적지 않다.
ETF는 분명히 강력한 투자 도구다. 하지만 김택수 씨의 사례처럼, 단순히 '수익률 좋다더라', '안정적이라더라'는 말만 믿고 뛰어들었다가는 실망할 수 있다. ETF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최소한 세 가지는 확인해야 한다.
내가 선택한 ETF가 어떤 지수를 추종하는지, 구성 종목과 수수료 구조는 어떤지, 그리고 내 투자 성향과 목적에 맞는지 말이다. ETF도 결국, 알고 투자해야 내 편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