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다이렉트뉴스=편집국]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전쟁 도발 의지의 명백한 표현"이라고 규탄하며 핵무장의 급속한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18일 최현급 구축함을 시찰하며 한국과 미국이 실시하는 을지프리덤실드(을지훈련)(UFS) 훈련에 대해 "핵 요소가 개입된 특성으로 최근 들어 중대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한미 양국은 18일부터 28일까지 11일간 을지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 훈련에는 북한의 고도화된 핵위협에 대한 강화된 대응방안 점검이 포함됐다.
김정은은 "현재의 안보환경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으며 기존 군사이론과 실무에서 근본적이고 신속한 변화와 핵무장의 급속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50개 핵탄두 보유, 90개까지 제조 가능
미국 과학자연맹(FAS)과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약 5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핵분열물질을 충분히 확보해 최대 90개까지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6월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새로운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성 영상 분석 결과 플루토늄 생산용 5MW 원자로가 재가동됐고, 우라늄 농축 시설도 대폭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7년 6차 핵실험 이후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2017년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다양한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핵잠수함과 전술핵 개발 박차
김정은은 지난 2021년 발표한 5개년 국방발전계획에 따라 핵 추진 전략잠수함 건조, 전술핵무기 개발, 다탄두 미사일 배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3월 위성영상에는 평안북도 신포 조선소에서 5000~8000톤급 핵추진 전략잠수함이 건조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잠수함은 북극성-6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또한 고체연료 기반 화성-18형 ICBM의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사거리 1만5000km로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 훈련에 연례 반발
북한은 전통적으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침공 연습이라고 비난하며 무력시위나 미사일 발사로 맞대응해왔다. 한미 양측은 이 훈련이 순수 방어적 성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올해 을지훈련에는 한국군 약 1만8000명이 참가하며, 미군 규모는 작전보안상 공개되지 않았다. 훈련은 육해공 전 영역과 우주, 사이버 공간을 아우르는 다영역 작전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북한 국방상 노광철은 훈련 시작 하루 전인 17일 "부정적 후과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북한군은 11일 박격포 사격훈련을 실시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러시아와 군사협력 강화
김정은은 작년 6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조러 포괄적 전략동반자협정'을 체결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수만 명의 병력과 탄약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로부터 핵잠수함 기술, 미사일 유도체계, 재진입체 기술 등을 전수받을 경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대폭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국가정보국장 툴시 가바드는 지난 3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단기간 내 실시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에서 새로운 수소폭탄이나 전술핵 설계를 검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통일정책 포기, '적대국' 규정
김정은은 작년 12월 50년간 유지해온 통일정책을 전격 폐기하고 2024년 10월 헌법에 한국을 '적대국'으로 명시했다. 이는 대남 전술핵무기 개발과 궤를 같이하는 근본적 정책 전환으로 분석된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비핵화 요구를 포기해야 한다"며 핵보유국 지위의 영구성을 강조했다.
GDN VIEWPOINTS: 북한 핵무력 완성 단계, 억제정책 전환 불가피
김정은의 이번 핵무장 급속 확대 지시는 북한이 '신흥 핵보유국'에서 '기성 핵강국'으로 완전히 전환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선언이다. 50개 핵탄두 보유와 90개까지 제조 가능한 역량은 이미 파키스탄(170개)이나 이스라엘(90개)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북한의 핵전략이 기존 '체제 보장'에서 '적극적 억제'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2년 제정된 핵무력정책법에서 선제타격 조건을 명시하고, 지난해 통일정책 포기와 한국의 '적대국' 규정은 이러한 전략 변화를 법제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북한은 이미 게임체인저급 능력을 확보했다.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은 발사 준비시간을 대폭 단축시켜 선제타격 가능성을 높였고, 다탄두 기술과 극초음속 활공체 개발로 미사일 방어망 무력화 능력도 갖췄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러시아와의 군사기술 협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을 파견하며 얻은 실전경험과 함께, 핵잠수함 추진기술이나 MIRV(다탄두 독립재진입체) 기술을 전수받는다면 북한의 핵무력은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차원에 도달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도 근본적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완전한 비핵화(CVID)'라는 목표는 이미 현실성을 잃었다. 북한이 핵무기를 헌법에 명시하고 김정은 후계체제의 정통성 근거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자발적 포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핵 억제와 봉쇄' 전략으로의 전환이 현실적이다. 북한의 추가 핵확산을 차단하고,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며, 점진적 군축을 유도하는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냉전 시기 소련에 적용했던 봉쇄정책의 한반도 버전이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과의 재접촉 시사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돼야 한다. 2018-2019년 '빅딜' 방식의 일괄타결이 실패한 만큼, 이번에는 핵동결이나 부분적 군축을 목표로 하는 점진적 접근이 불가피할 것이다.
한국도 '핵무장론'이 재부상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확장억제 강화와 미사일방어체계 고도화를 통한 대응력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 북한의 핵무력 완성이라는 새로운 현실에 맞는 전략적 사고의 전환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