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 윤리학 - 윤리의 붕괴 앞에서, 우리는 왜 다시 칸트를 불러내는가

 

 

    윤리의 붕괴 앞에서, 우리는 왜 다시 칸트를 불러내는가

 


 무너지는 윤리, 흔들리는 시대

 

요즘 뉴스를 켜면 밝은 소식보다 어두운 이야기가 먼저 들린다. 범죄, 혐오 발언, 타인의 불행을 조롱하는 댓글들…. 사람들은 점점 ‘공동체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기중심적 계산’을 앞세운다. “세상이 흉흉하다”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오히려 우리의 피부에 와닿는 현실이 되었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다시금 묻게 된다.

 “윤리란 무엇인가?”
도덕이 단순히 인간을 제약하는 규범일 뿐이라면, 굳이 지켜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반대로 도덕이 행복과 연결된다면, 그 행복을 가능케 하는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칸트에게 던지는 물음

 

이 질문에 응답하는 책이 《원전으로 이해하는 칸트 윤리학》(박찬구, 세창출판사, 2023.11.2)이다. 제목처럼 이 책은 칸트의 윤리학을 원전 텍스트에 충실하게 해석하며, 오늘의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낸 해설서이다.

칸트는 단호하게 말한다. 도덕은 행복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행복을 누릴 자격을 갖추게 하는 길이라고. 인간은 의무를 다하고 악덕의 유혹을 이겨낼 때 영혼의 평온을 얻고, 그 평온이 곧 행복의 한 형태가 된다고 본다. 그러나 칸트는 도덕이 완전히 보상받는 궁극의 상태를 위해 신의 요청이 필요하다는 점도 부정하지 않는다. 인간의 이성과 신앙, 도덕과 종교의 접점이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

 


 동서양의 만남: 칸트와 유교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칸트의 윤리학을 한국인에게 낯설지 않은 유교 윤리와 나란히 읽는 시도를 했다는 점이다.

칸트는 말한다.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행동하라.”
공자는 말한다.
“네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마라.”

겉으로는 다른 듯 보이지만 두 전통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도덕은 특정한 집단의 잣대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공평해야 한다는 점, 도덕은 철학자만이 아니라 평범한 이성을 가진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공자가 말했듯 “내가 인하고자 하면 곧 인에 이른다”는 믿음은, 칸트가 말한 “도덕적인 일은 평범한 이성의 판단으로 충분하다”는 확신과 겹친다. 이 비교는 칸트 윤리학을 ‘서양철학의 추상적 체계’가 아니라, 삶의 언어로 번역해주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

 


 원전으로 돌아가는 이유

 

‘칸트’와 ‘윤리학’, 그리고 ‘원전’이라는 단어 조합은 다소 무겁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저자 박찬구 교수는 오히려 원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이라고 말한다. 원전에는 칸트가 직접 고민한 흔적, 모순을 껴안으려는 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 강의실에서 수많은 학생들과 함께 나눈 강의의 결실이다. 학생들이 칸트를 ‘살아 있는 사상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저자는 원전 구절을 중심으로 윤리학의 핵심을 짚어냈고, 해설을 덧붙였다. 독자는 철학사 속 이름만 컸던 칸트를, 오늘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대화자로 만나게 된다.

 


 다시 칸트를 요청하는 까닭

 

우리는 지금 윤리가 무너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왜 정의로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단지 철학적 논제가 아니라, 사회의 존립을 좌우하는 실질적 문제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에게 칸트를 다시 불러낸다.

칸트는 우리에게 묻는다.
“네 삶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공평할 수 있는가?”
“너는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쉽게 답하지 못한다. 그러나 답을 찾으려는 시도, 그 자체가 이미 우리를 도덕적 인간으로 한 걸음 이끌어준다.

 


 윤리의 기둥을 세우며

 

《원전으로 이해하는 칸트 윤리학》은 단순한 철학 교양서가 아니다. 그것은 무너져가는 윤리의 기둥을 다시 세우려는 요청이다. 보편적 도덕법칙과 평범한 이성의 힘을 신뢰했던 칸트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다시금 묻는다.

 

“이익이 아니라 의로움으로, 나만이 아니라 모두를 향해 살아갈 수 있는가?”

 

윤리의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결국 다시 칸트를 불러내야 한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5.08.18 12:42 수정 2025.08.1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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