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과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국내 소방용품 인증제도에 대대적인 수술을 가했다. 양 기관은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지난 3월부터 5개월간 운영한 끝에 총 5개 분야에서 53개 과제를 도출하며 인증절차 전반을 손보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불필요한 절차는 과감히 줄이고, 본질적인 품질 검증은 더욱 강화’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인증 소요 시간을 단축하고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복합적 목표를 추구한다.
소방산업의 매출은 2023년 말 기준 약 3조 8천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더욱이 국내 제조사의 80% 이상이 연매출 50억 원 미만인 영세 업체로 구성돼 있어, 이번 인증제도 개선은 산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TF는 총 10차례 이상의 회의와 간담회를 통해 인증 규제 완화, 절차 단축, 수수료 인하, 대국민 서비스 향상, 해외 인증 상호 인정 확대 등을 포함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시험 항목 중 ▲기밀성 ▲염수분무 ▲금속부식 ▲습도 ▲노화 시험 등의 소요 기간이 긴 항목에 대한 정기검사 주기를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기존에는 시험 결과 도출에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며 생산과 유통 계획에 지장을 줬지만, 이번 개정으로 기업들은 일정 수립의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
이러한 변화는 연간 1,000억 원, 10년간 약 1조 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만큼 큰 경제적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분석된다.
수수료 측면에서도 개선이 이뤄졌다. 법정 인증수수료 산정 방식과 할인 기준이 개정되어, 기업당 연간 약 30억 원, 10년 누적으로는 300억 원가량의 감면 효과가 예상된다.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도 마련됐다. 국내 인증시험기관(KFI)의 시험 데이터를 미국의 UL, FM 등 국제 공인기관과 상호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일부 중복 시험 없이도 해외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신기술과 신제품에 대한 인증 지원 역시 확대된다. 기존에는 불분명한 기준과 관행적 행정 처리로 인해 신제품 개발과 상용화에 제약이 따랐지만, 이번 개편은 이를 개선하여 혁신 제품의 빠른 시장 진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더불어 민원 서비스 부문도 혁신의 손길을 맞는다. 온라인 기반의 절차 간소화 및 처리 기간 단축을 통해 국민과 기업 모두가 직접 개선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 중이다.
소방청 장비기술국 윤상기 국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한 TF를 통해 인증제도의 고도화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업계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실효성 있는 규제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산업계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인증 비용 절감은 물론, 해외 인증의 이중 부담도 줄어 글로벌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요약 및 기대효과
5개월간 민관 합동 TF 통해 53개 인증제도 개선 과제 도출
장기 소요 시험 주기 완화로 연간 1,000억 원 절감 기대
인증 수수료 감면 확대, 해외 인증 상호 인정 체계 강화
신제품 인증 지원과 민원서비스 혁신으로 소방산업 경쟁력 제고
결론
이번 인증제도 전면 개편은 단순한 규제완화를 넘어, 국내 소방산업의 체질을 바꾸고 미래를 대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복잡한 절차와 비용 부담 속에 고전하던 중소 제조사에게는 숨통을 트이게 하는 조치이며, 국제시장 진출을 가로막던 높은 장벽 하나가 허물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과 정부가 함께 만들어낸 이 변화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효과를 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