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 협상, INC-5.2 회의 ‘결렬’… 후속 협상 지속 추진
지난 8월 5일부터 15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 이하 INC)의 추가협상회의(INC-5.2)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종료됐다. 이는 2024년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INC-5.1의 후속으로 열린 회의로, 각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약 성안 채택은 무산됐다.
이번 회의에는 전 세계 180여 개국의 유엔 회원국을 비롯해 국제기구, 산업계, 시민단체,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3,7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정부도 외교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가 공동으로 대표단을 구성해 참여했다. 수석대표는 외교부 정기용 기후변화대사가 맡았다.
■ 회의 연장에도 불구… ‘주요 쟁점’ 넘지 못해
회의는 당초 8월 14일까지로 예정됐으나, 막판까지 협상이 이어지며 15일 오전 9시에 종료됐다. 회의의 주요 논의 내용은 플라스틱 생산 규제, 제품 규제의 범위와 방식, 재원 조달 및 지원 방안 등이었다. 특히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경제적 이해관계, 책임 분담, 기술이전 방식 등에서 첨예한 의견 차가 드러나면서 합의 도달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의장단은 지난 INC-5.1에서의 협상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협약 문안 초안을 제시했지만, 참가국들의 반응은 갈렸다. 일부 국가는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을 포함한 강력한 규제를 요구한 반면, 산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신중한 접근을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 우리 정부, 조율자 역할 강조… “건설적 협상 기여”
한국은 INC-5.1의 개최국으로서 국제 협상장에서 ‘교량적 역할’을 수행했다. 우리 정부 대표단은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국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양자 협의와 소규모 회의 등을 통해 절충안을 제시하며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정기용 대사는 미국, EU, 일본, 스위스 등 주요 국가들과 개별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제품 디자인 및 순환성 향상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며 실질적 논의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그는 UNEP 주최 고위급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해 우리 정부의 순환경제 전환 정책을 소개했고, 환경시민단체와의 간담회를 통해 민간 의견도 청취했다.
정 대사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는 단순한 환경 이슈를 넘어 글로벌 경제 구조와 직결된 사안”이라며, “이번 협상 결렬은 각국의 이해차를 반영하는 동시에, 그만큼 국제사회가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향후 협상 전망… 부산 개최국의 외교적 책무 계속
정부는 이번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국제협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후속 협상 참여를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부산 회의를 계기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온 만큼, 향후에도 입장차가 있는 국가 간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환경부, 외교부, 산업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는 국제 논의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상 전략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요약 및 기대효과
이번 INC-5.2 협상 결렬은 각국의 이해 충돌이 여전히 크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협약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중재자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며, 순환경제 전환을 위한 국제적 기준 마련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향후 협상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 도출이 기대된다.
결론
지속적인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하나된 목소리를 내는 것은 필수적이다. 한국은 협상 주도국으로서의 위상을 바탕으로, 실질적 타협안을 제시하는 동시에 환경 분야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INC-6 회의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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