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인 한성자동차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여기에 벤츠코리아가 내년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Retail of the Future)’로 불리는 온라인 직판제 도입을 확정하면서 딜러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한성자동차는 지난해 매출 2조 7,977억 원으로 국내 수입차 딜러 중 1위를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전년(-468억 원)보다 확대된 648억 원에 달했다. 당기 순손실도 706억 원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HS효성더클래스는 12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고, KCC오토(28억 원), 교학모터스(36억 원) 역시 수익성을 유지했다.
벤츠의 지난해 국내 등록 대수는 6만 6,400대로 전년 대비 13.4% 감소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3만 2,575대를 판매하며 8.5% 반등했다. 그러나 한성자동차는 판매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적자 확대와 노사 갈등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성자동차는 전국 19개 서비스센터와 19개 전시장을 운영하며, 벤츠코리아의 2대 주주이자 국내 최대 정비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시행될 RoF가 도입되면, 벤츠코리아가 차량 수입부터 재고 관리, 최종 판매 가격 결정까지 직접 맡게 된다. 기존 딜러사의 자율 할인 전략은 사라지고, 가격은 온·오프라인에서 동일하게 유지된다.
RoF는 가격 투명성과 구매 편의성을 높이는 글로벌 전략으로, 이미 영국·터키·말레이시아·태국·인도 등에 도입돼 유럽 판매의 절반 이상, 유럽 외 지역 판매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는 원하는 채널(온·오프라인)에서 동일 조건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으며, 앞으로는 가격보다 서비스 품질이 딜러사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판제 시행은 딜러사의 영업 영역을 대폭 축소시킬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 대규모 인력과 인프라를 보유한 한성자동차는 하반기부터 구조조정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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