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지만, 진행되면 간경변이나 간암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관리가 필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세포 내 중성지방이 5% 이상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음주와 무관하게 발생하며, 주로 비만·복부비만, 당뇨병, 인슐린 저항성, 고지혈증, 고혈압, 불규칙한 식습관, 운동 부족 등이 원인이다. 체중이 정상이어도 복부 둘레가 늘어나면 위험은 높아진다.
■ ‘조용한 살인자’라 불리는 이유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가장 큰 문제는 무증상 진행이다. 환자 대부분이 자각 증상 없이 수년간 병이 악화되며, 약 20~30%는 염증을 동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으로 발전한다. 이 단계에서 간세포 손상과 섬유화가 진행되면 회복이 어렵고, 간경변·간암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 진단과 조기 발견
진단에는 복부 초음파와 간 기능 혈액검사(AST, ALT, GGT), 간 섬유화 정도 평가(Fibroscan, MRI) 등이 활용된다. 간수치가 정상이어도 지방간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가 중요하다.
■ 경고 신호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오른쪽 윗배의 묵직한 통증, 극심한 피로감, 복부 비만, 이유 없는 체중 증가, 간 수치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간이 70% 이상 손상될 때까지도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 관리와 치료 전략
체중 감량: 현재 체중의 7~10% 감량 시 지방간 개선 효과
식습관 교정: 고탄수화물·고지방 식품 제한, 채소·단백질 섭취 증가
규칙적 운동: 주 3~5회, 30분 이상 유산소 + 근력 운동 병행
금주 또는 절주: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알코올에 취약
약물 치료: 일부 환자에 인슐린 저항성 개선제·비타민E 보충 고려
■ 방치 시 전신 건강 위협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질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위험도 높인다. 연구에 따르면 지방간 환자는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최대 3배 증가한다.
간은 침묵 속에서 손상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안심하지 말고, 정기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간 건강을 지켜야 한다. 관리하면 되돌릴 수 있지만,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건강전문 칼럼니스트 : 권기범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 일반외과 전문의
(연세가족사랑의원 031-819-75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