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 화장로 4기를 추가 설치해 총 15기의 화장로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증설로 하루 평균 화장 가능 건수는 기존 59건에서 85건으로 1.5배 증가했다. 시립승화원까지 포함하면 서울 전역에서 하루 최대 207건의 화장이 가능해진다.
이 사업은 17년 전 서울추모공원 건립 당시 초고령사회 진입을 예상해 확보해 둔 유휴부지를 활용한 것이 핵심이다. 신규 부지를 매입하지 않아도 돼 사업비를 신설 화장장 건립 대비 약 12분의 1 수준으로 절감했으며, 주민 협의 절차와 행정 절차도 간소화됐다.
서울시는 2022년 코로나19로 인한 ‘화장 대란’ 이후 증설 필요성을 본격 검토했다. 당시 시민들은 4일장을 치르지 못하고 장례가 6일 이상 지연되거나, 수백 km 떨어진 지방 화장장을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에 따라 시는 기존 부지 내 증설 방안을 선택했고,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트랙’ 방식과 자재 조기 발주를 병행해 공사 기간을 5개월 단축, 착공 1년 만에 가동을 시작했다.
공사 과정에서는 기존 11기의 화장로를 정상 운영하며, 소음이 큰 작업은 야간에 진행하는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했다.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를 줄이기 위해 법정 기준(염화수소, 먼지, 일산화탄소, 다이옥신, 악취 등)을 포함한 자체 측정을 전문 업체가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모든 수치가 법적 허용치 이내로 관리됐다.
또한 서울추모공원은 화장 후 유골을 수골실로 이동하는 과정에 자율주행로봇(AMR)을 도입할 예정이다. AI 기반의 자율주행로봇 5대는 기존 자동유골운반차(AGV) 7대 이상의 업무를 수행하며, 실시간 경로 변경과 트래픽 분산으로 처리 속도를 향상시킨다.
서울시는 향후 서울시립승화원의 노후 화장로 23기를 교체하면, 하루 최대 249건의 화장이 가능해져 2040년 예상 수요(하루 평균 227건)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추모공원은 단순한 화장장이 아닌 ‘도시공원형 추모 공간’으로 설계돼 기피시설 이미지를 탈피했다. 청계산 자락 17만㎡ 부지 중 12만㎡를 헌화를 형상화한 조경으로 채웠고, 건물은 지표면보다 약 12m 아래에 배치해 외부에서는 드넓은 공원처럼 보인다. 차량 출입로에 터널과 옹벽을 설치해 장례 차량의 동선도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다.
입장부터 퇴장까지 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원스톱 동선과 철저히 분리된 출입 구조 덕분에 방문객의 심리적 부담도 최소화됐다. 이 같은 세심한 설계로 서울추모공원은 대표적인 ‘기피시설의 기대시설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요약 및 기대효과
서울추모공원 화장로 증설은 초고령사회 대비와 시민 편의를 동시에 달성한 사업이다. 유휴부지 활용을 통한 예산 절감, 공사 기간 단축, 환경 안전성 확보 등 종합적인 성과를 거뒀다. 향후 AI 로봇 도입과 시립승화원 현대화가 완료되면 서울의 화장 수요 대응 능력은 전국 최고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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