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달 말, 통장 내역을 보며 한숨 쉬는 사장님이 많습니다. "분명 지난달보다 매출은 늘었는데, 왜 남는 돈은 똑같지? 대체 돈이 다 어디로 간 걸까?"
돈을 버는 것만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잘 쓰는 것'입니다. 사업에서 '비용'은 필연적이지만, 모든 비용이 똑같은 무게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내 사업의 비용 구조를 '고정비'와 '변동비'로 나누어 분석하는 순간, 어디서 돈이 줄줄 새고 있는지, 어떻게 '비용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할지 명확한 그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고정비 vs 변동비, 성격부터 다른 두 비용
지난 회차에서 손익분기점을 계산하며 잠시 언급했지만, 이 두 비용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비용 관리의 출발점입니다.
고정비 (Fixed Costs):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
고정비는 매출 실적과 관계없이 매달 일정하게 발생하는 비용입니다. 마치 집세처럼, 장사가 잘되든 안되든 꼬박꼬박 내야 하는 돈이죠.
- 예시: 사무실/매장 월세, 정직원 급여, 관리비, 통신비, 각종 솔루션 월 구독료, 장비 리스료 등.
- 특징: 고정비가 높으면 손익분기점이 높아져 사업 초기 생존에 큰 부담이 됩니다. 하지만 일단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이익이 빠르게 증가하는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변동비 (Variable Costs): 팔수록 늘어나는 돈
변동비는 매출이 발생할 때 함께 늘어나는 비용입니다. 상품 1개를 더 팔 때마다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 예시: 상품 원가, 포장비, 배송비, 온라인 쇼핑몰 판매 수수료, 매출에 연동되는 광고비(CPC 등) 등.
- 특징: 변동비는 매출에 비례하므로 예측과 관리가 비교적 용이합니다. 하지만 변동비율이 너무 높으면 아무리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는 '빛 좋은 개살구' 신세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엑셀 시트를 열고, 지난달 지출 내역을 '고정비'와 '변동비' 항목으로 나누어 정리해보세요. 우리 회사의 비용 구조가 한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판단 기준] 실전! 비용 구조 최적화 전략
비용을 단순히 '줄인다'고 생각하면 힘듭니다. '최적화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즉, 불필요한 낭비는 막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비용은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입니다.
1. 고정비 절감 전략: '소유'에서 '공유'와 '구독'으로
- 사무실: 사업 초기라면 비싼 보증금과 월세가 드는 단독 사무실 대신, 비용이 저렴하고 계약이 유연한 공유 오피스나 비상주 사무실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 인력: 모든 업무를 정직원으로 채용하기보다, 디자인, 개발, 마케팅 등 특정 업무는 프리랜서 플랫폼(크몽, 숨고 등)을 통해 프로젝트 단위로 아웃소싱하여 고정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장비 및 소프트웨어: 고가의 업무용 장비나 디자인 툴, 회계 프로그램 등을 구매하기보다는 필요할 때만 비용을 내는 렌탈 서비스나 월/연간 구독(SaaS)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 초기 고정 투자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방법입니다.
2. 변동비 최적화 전략: '효율'과 '규모의 경제'
- 광고비: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큰 변동비 중 하나는 광고비입니다. 단순히 돈을 많이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광고수익률(ROAS)을 철저히 분석하여, 어떤 광고 채널이 가장 효율적으로 매출을 일으키는지 파악하고 그곳에 예산을 집중해야 합니다. 전환율이 낮은 광고는 과감히 중단해야 합니다.
- 원가 및 수수료: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공급업체와의 단가 협상력이 커집니다. 꾸준한 거래를 바탕으로 매입 원가를 낮추거나, 포장재 등을 대량 구매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합니다. 또한, 결제 수수료율이 낮은 PG사로 변경하거나, 자사몰을 구축하여 플랫폼에 내는 높은 판매 수수료를 절감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합니다.
비용 절감은 '무조건 아끼고 안 쓰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100만 원이라도 성장에 기여하지 못하는 월세에 쓰는 것과, 새로운 고객을 데려오는 광고비에 쓰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내 돈이 어디서 '낭비'되고 있고, 어디서 '투자'되고 있는지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사장님의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