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Persona)'는 오늘날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개념으로, 문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마케팅과 UX 디자인, 그리고 심리학 분야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이지만, 그 의미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먼저, 마케팅이나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에서 '페르소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이상적인 고객을 대표하는 가상의 인물을 의미한다. 이는 실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며, 고객의 나이, 직업, 성격, 행동 패턴, 목표, 고민 등을 구체적으로 설정함으로써 마치 실존 인물처럼 구성된다.
예를 들어, 30대 워킹맘이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일정 관리 앱을 기획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김지영(34세, 가명, IT 회사 대리, 두 아이의 엄마)"와 같은 페르소나를 설정함으로써,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더 명확한 사용자 관점을 가지고 제품을 설계할 수 있다.
이러한 페르소나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실제 인터뷰와 리서치 결과를 바탕으로 제작된다. 이를 통해 기업은 타깃 고객의 욕구를 더 깊이 이해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과 사용자 중심 디자인을 실현할 수 있다. 또한 팀원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만드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반면, 심리학에서의 '페르소나'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융(Carl Jung)은 페르소나를 개인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쓰는 ‘가면’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우리가 타인에게 보여주는 외적 자아로,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취하는 행동 양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내성적인 사람이 회사에서는 외향적인 척하거나, 슬퍼도 웃는 얼굴을 유지하는 것은 모두 사회적 페르소나의 예에 해당한다.
융에 따르면, 사람은 여러 개의 페르소나를 가질 수 있으며, 이는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쓰고 있는 가면이 진정한 자아와 지나치게 괴리되지 않도록 인식하고 조율하는 것이다.
결국, 마케팅에서의 페르소나는 이해와 설계의 도구, 심리학에서의 페르소나는 자기 인식의 개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처럼 한 단어가 지닌 다면적인 의미는, 우리가 어떤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통찰을 제공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