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약만 먹으면 암이 낫는다?" "의사가 말하지 않는 다이어트 비법?"과 같은 중국 온라인 플랫폼을 떠돌던 이런 의심스러운 의료 정보들이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중국 중앙인터넷정보판공실(中央网信办)과 국가보건건강위원회(国家卫生健康委) 등 4개 부처는 지난 7월 28일 "'자기미디어' 의료 건강 정보 공유 행위 규제 통지(关于规范"自媒体"医疗科普行为的通知)"를 발표했다.

자기미디어(自媒体) 즉, 개인 미디어, 블로그, 유튜브, 팟캐스트 등 개인이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는 매체 등에서 그동안 비교적 자유롭게 의료콘텐츠를 제공하던 이들에게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이번 규정의 핵심은 "무자격 의료 정보 생성의 차단"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이제는 진짜 의사만 말할 수 있다"는 3대 규제의 핵심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의사 자격증이 없으면 의료 콘텐츠는 금지된다는 것이다. 모든 의료·건강 정보 생성자는 반드시 의사 자격증(医师资格证), 의사 면허증(执业证), 재직 증명서(在职证明)를 제출해야 한다. 플랫폼은 계정 프로필에 인증 마크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하며, 무자격자 계정은 의료 콘텐츠를 삭제해야 한다.
또한 AI 생성 콘텐츠는 반드시 표기해야한다. 챗GPT 등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의료 정보는 반드시 "AI 생성 콘텐츠"라고 명시해야 한다. 드라마 같은 연출로 제작된 건강 정보 영상도 "극화 재현(剧情摆拍)" 표기를 의무화했다.
그리고 건강 정보로 상품을 팔면 안 된다. "이 약이 최고" 같은 간접 광고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콘텐츠 내 상품 링크 삽입이나 치료법 추천을 통한 상업적 이익 창출을 전면 차단한다.
그렇다면 왜 지금 이런 규제를 할까? 최근 중국에서는 "가짜 의사"들이 SNS에서 활개치며 사회 문제가 되고 있었다. "100세까지 사는 비법" 등의 허위 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무자격자의 의료 상담으로 인한 치료 지연 사례가 다수 발생했으며, 건강기능식품 과장 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홍후이(红会)" 같은 유명 건강 인플루언서가 무자격 상태에서 의료 조언을 하다 적발되는 등 문제가 잇따르자 정부가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홍후이(红会)"는 중국의 유명 건강 인플루언서로 무자격 의료 정보 제공으로 논란이 일었다.
진짜 전문가에게는 기회, 가짜에게는 경고의 시대가 되었다. 이번 조치는 "의료 인플루언서 시장의 대청소"로 평가된다.
가짜 전문가에게는 계정 정지 등 강력한 제재가 따르게 되고, 진짜 의사에게는 플랫폼 알고리즘 우대 등 혜택이 주어질 것이다.
중국 베이징대학 의료관리학과 모 교수는 "이번 조치로 의료 정보의 질이 80% 이상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한국에서도 필요한 제도일까? 한국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유튜브 등에서 "무자격 한의사" 행세를 하거나 "100% 자연 치료법" 등의 미신적 정보가 유포되는가 하면 건강기능식품 과대광고가 끊이질 않는다.
의료계 관계자는 "한국도 온라인 의료 정보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중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여러 전문가들도 이구동성으로 "생명과 직결된 정보이기에 책임감이 필요라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또는 서울대병원의 한 의료전문가는 "의료 정보는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다. 잘못된 정보가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인플루언서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뿐인가? 플랫폼의 책임도 중요하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이 자발적으로 가짜 정보를 걸러내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가짜 의료 정보" 문제에 대한 경종이다. "재미보다 정확성이, 조회수보다 생명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규제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의료정보도 이제는 진짜만 통하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