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어진 집중호우와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으로 인해 과수 농가에 적신호가 켜졌다. 농촌진흥청은 복숭아, 포도 등 주요 과수 품목에서 ‘열과(裂果)’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며, 농가에 철저한 재배 관리 대응을 주문했다.
열과란 과실이 성숙하는 과정에서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해 과피가 터지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강우 이후 급격한 고온이 이어질 경우, 뿌리가 수분을 급속히 흡수하게 되면서 과실 표면이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쉽게 갈라지거나 터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복숭아와 포도는 껍질이 얇고 탄력이 약해 이러한 영향을 크게 받는다.
재배 관리 요령의 핵심은 ‘토양 수분의 안정성’
폭우가 지난 후 바로 이어지는 폭염은 토양의 수분을 급격히 증발시키고, 이로 인해 과수 뿌리의 활력이 저하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농가는 과수원 내부에 배수로를 확보해 물고임을 방지하고, 미세살수 장치를 활용해 짧고 자주 물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토양 수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농촌진흥청은 물주기 시점으로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을 추천한다. 이 시간대는 증발량이 적어 수분 공급 효율이 높다.
칼슘 보충으로 과피 강화
칼슘은 과실의 세포벽을 강화시켜 과피의 탄성과 견고함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열과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특히 흡수가 빠른 형태의 칼슘제를 선택해, 기온이 낮은 시간대에 살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열과된 과실, 곰팡이 전염의 진원지
터진 과실을 방치할 경우 곰팡이나 세균이 침투해 탄저병, 잿빛곰팡이병 등 치명적인 병해로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열과된 열매는 즉시 제거하고, 감염 가능성이 있는 인접 과실 또한 점검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열과 피해를 줄이기 위해 현장 기술지원단을 투입해 주요 산지에서 주기적으로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 단위 기술지원단은 전국 10개 시군, 14명 규모로 구성되어 있다.
복숭아·포도 품종별 대응 전략 필요
복숭아의 경우, 뿌리 발달을 유도하기 위해 밑거름 시용 시 깊이 갈아 퇴비와 석회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수확기에는 봉지 씌우기 등 외부 자극을 줄일 수 있는 보호재배 방식을 권장하고 있다.
포도의 경우는 송이당 착립 수를 75알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열과 발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캠벨얼리 품종의 경우 75알로 조절했을 때 열과 발생률이 7.7%였으나, 90알로 늘렸을 때는 31.3%로 급증했다.
최근 기후 급변에 따른 과실 열과 피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 농업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체계적인 배수 설계, 수분 조절 및 병해 예방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질 때, 과수품질과 수확량 모두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농가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기적 대응보다 장기적인 토양 및 재배 환경의 전면적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은 농가 맞춤형 기술지원을 확대해 수확기까지 피해 최소화를 돕겠다고 밝혔다. 복숭아와 포도 농가는 기후 변화에 민감한 품종 특성을 고려해 조기 수확 등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