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시기 빠를수록 뇌에 악영향
음주에 대한 한국인의 주된 인식 가운데 하나는 ‘어른이 주는 술은 괜찮다’라는 것이다. 명절에 온 가족이 모여 어른과 함께 마신다면 미성년자라도 한 잔 정도는 괜찮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15세 이전에 술을 처음 마신 사람은 음주 관련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아지고 학업 성취도는 저하돼 주의해야 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국립암센터가 최근 발간한 ‘어린이·청소년 음주 예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5세 이전에 음주 경험이 있는 사람은 성인이 된 후에 처음 술을 마셔본 사람보다 알코올 중독·의존을 비롯한 음주 문제를 겪을 확률이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린 시절에 조금이라도 술을 마셔본 사람은 일찌감치 음주에 빠질 위험도 컸다. 특히 성인이 되기 전부터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실 가능성도 높았다.
무엇보다 음주 시기가 빠를수록 인지 기능과 기억력, 학업 성취도는 저하됐다. 뇌는 20대 중반까지 발달하는 특징을 갖는 데 청소년기에 술을 마시면 뇌의 성장에 방해가 돼서다. 술은 계획과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전두엽을 비롯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공포를 감지하는 편도체, 뇌에 정보를 전달하는 뇌량의 성장에 영향을 끼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어른과 함께 라면 청소년도 ‘한 잔쯤은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다. 실제로 중·고등학생 3명 가운데 1명은 부모나 친척 등 주변 어른으로부터 술을 권유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이내 술을 마신 학생 4명 중 1명은 초등학교 또는 그 이전에 처음 술을 접했다고 대답했다. 술에 관대한 어른의 태도가 어린이나 청소년의 앞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부정적인 점을 고려한다면 미성년자 앞에서 술을 마시는 행동을 삼가고, 소량이라도 술을 권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누군가 술을 권할 때 ‘저는 술 말고 다른 것을 마실게요’라고 거절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태도를 가르쳐야 한다. 어린 아이에게 술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거나 ‘술은 어른에게 배워야 한다’는 말로 어른이 술을 권장해선 안 된다.
아이들은 어른이 술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음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따라 배울 수 있다며 술은 한두 잔도 암, 심장질환, 간질환 등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해로우므로 성인이 됐다고 꼭 술을 마실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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