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희망

 

 

 노랑 희망

                                                          바다 전상빈/詩

 

하늘이 
노랗게 빛나는 날이 있다.


햇살도 아니고
황금 들판의 물결도 아닌
눈꺼풀 너머,
세상이 낯설게 번지는 
그 빛

 

나는 묻는다
여긴 어디이며
나는 누구인지


몸은 저릿하게 멀어지고
정신은 낯선 길을 맴돈다.

 

무언가
조용히 빠져나간다.


힘이, 숨이,
나라는 감각이
한 줌 안개처럼 흩어지고
심장은 속삭이듯 울린다.

 

노란 하늘은
기억 속 찬란한 풍경이 아니었고
그 빛은
고통이 물든 색이었으며
눈물의 온기와
두려움이 스며든 저편이었다.

 

삶과 죽음이
서로의 얼굴을 비춰보는 
그 틈에서
나는 노란 하늘 아래
투명한 침묵이 되어
고요히 떨리는 바람을 따라
한 조각 그림자가 되었다.

 

2025,07,11

 

 

작성 2025.07.11 19:04 수정 2025.07.1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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