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전차, 폴란드와의 협력으로 한국 방산의 새로운 역사 쓰다
오랜 기간 논의되어 온 현대로템의 'K2 흑표' 전차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이 마침내 구체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계약은 약 9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수출로, 이는 지난 1차 계약 규모의 두 배에 해당합니다. 특히, 한국의 무기 체계가 해외 현지에서 생산되는 첫 사례가 될 예정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깊습니다.

폴란드 국방부, 2차 계약 협상 완료 발표
폴란드 국방부와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최근 현대로템과의 K2 전차 2차 계약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며, 조만간 정식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이번 계약은 약 260대에서 280대 수준의 K2 전차를 포함하며, 총 67억 달러(한화 약 9조 원) 규모에 달합니다. 2차 계약에는 1차 계약에 포함되었던 K2GF 전차 약 120대와 폴란드군의 작전 요구 사항에 맞춰 개량된 K2PL 전차 약 60대, 그리고 교량 전차, 구난 전차, 개척 전차 등 다양한 계열 전차 약 80대가 포함될 예정입니다.
현지 생산을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올해 말로 예정된 1차 계약 물량 인도가 완료되는 즉시, 2026년부터 2차 계약 물량 중 K2GF 전차 약 30대가 우선적으로 폴란드로 인도될 예정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K2PL 전차의 생산 방식입니다. 초기 3~4대는 한국에서 생산된 후, 나머지 물량은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이를 위해 폴란드의 국영 방산 기업 PGZ의 자회사인 부마르(Bumar)가 현지 생산 파트너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부마르는 과거 독일 레오파드 2 전차를 생산한 경험이 있어, 이번 협력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실제 계약 체결은 이달 20일 이후, 늦어도 9월 폴란드 키엘체에서 개최되는 폴란드 최대 방산 박람회인 MSPO 기간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계약은 한국 방산업체가 해외에 직접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기존 1차 계약(약 4조 5천억 원)보다 두 배 이상 커진 계약 규모는 한국 방산 산업의 성장세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향후 현지 생산 시설 구축과 함께 기술 이전이 활발히 이루어질 경우, 폴란드의 한국 무기 체계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폴란드의 선택, 한국 방산의 신뢰와 전략적 가치 입증
폴란드가 다시 한번 한국의 무기 체계를 선택한 배경에는 한국 측의 적극적인 노력과 양국 간의 견고한 전략적 관계가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양욱 아산 정책 연구원 연구 위원은 "한국군과 업계가 1차 계약에서 납품 일정을 차질 없이 이행하며, 계약 체결 3년 반 만에 모든 물량을 납품하는 등 신속한 이행 능력을 높이 평가 받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폴란드가 일부 물량을 현지에서 생산하며 기술 교류를 추진하는 것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한국 방산 업체의 제품을 도입하면서도 유럽 내 다른 업체들보다 더 많은 협력 가능성을 기대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입장에서도 이번 계약은 큰 이점을 제공합니다. 현지에 생산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현대로템은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전차 수출을 넘어, 한국 방산 기술의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현대로템, 방산 부문 호조로 역대 최대 실적 달성
현대로템의 방산 분야 실적 상승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로템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 1,761억 원, 영업이익 2,029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무려 354%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러한 실적 호조는 수익성이 높은 방산 부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6.9% 급증한 덕분으로 분석됩니다. K2 전차의 폴란드 수출 이후 유럽 각국, 특히 슬로바키아나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의 K2 전차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수출 가능성도 높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 지원으로 수출에 힘 싣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번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에 대해 약 7조 원 규모의 공적 금융 지원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이는 단일 방산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와 한국수출입은행(KEXIM)을 통해 지원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금융 지원 규모는 전체 계약액의 약 80%에 해당하는 한화 약 7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지원은 주로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대출 보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한국수출입은행은 전체 금융 지원의 20~30% 범위에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과거 대규모 방산 수출 시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금융 지원이 이루어진 전례가 있으며, 현재 한국수출입은행법상 '동일 차주 신용공여 한도' 규제로 인해 수출입은행의 추가 지원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무역보험공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협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보증 중심의 금융 지원은 한국 기관이 폴란드 정부에 직접 대출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대신, 폴란드 정부가 글로벌 은행에서 구매 자금을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도록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이 보증을 서주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폴란드 정부는 한국의 공적 보증 덕분에 안정적으로 구매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