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1일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 총 13조 9천억 원 규모의 이번 소비 진작 정책은 최대 55만 원 상당의 혜택이 포함되어 있어 서민 가계와 자영업자 모두에게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고물가·고금리 상황 속에서 장기화되는 내수침체는 시민들의 체감 경기 악화로 이어졌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역시 줄도산 위기에 내몰렸다. 이번 소비쿠폰 정책은 그런 위기를 타개할 긴급한 해법으로 제시된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 카페 업주는 “2020년 코로나 때 지급됐던 재난지원금 이후 처음으로 뭔가 숨통이 트일 것 같은 기분”이라며 환영했다. 실제로 1인당 15만~55만 원의 소비쿠폰이 지급되면, 지역 상권을 중심으로 매출 회복 효과가 뒤따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과거 긴급재난지원금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소비를 촉진하기보다는 기존 지출의 대체나 저축으로 전용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면, 정부의 예산 대비 실질적인 내수효과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은 국채 발행을 중심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국민들이 소비쿠폰으로 당장의 경제적 숨통은 틀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래세대가 떠안을 부채'가 된다는 점에서 재정 건전성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정부는 쿠폰 사용처를 제한하고 유효기간을 설정함으로써 소비 진작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장의 실효성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고물가 속 서민 생활 안정과 자영업자 매출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카드이다. 다만, 과거의 정책 사례와 재정 부담 구조를 감안할 때 신중한 집행과 사후 평가가 중요하다.
‘당장의 소비냐, 미래의 부담이냐’는 질문이 이번 소비쿠폰 정책을 둘러싼 핵심 쟁점이다. 정부는 국민적 신뢰를 얻기 위해선 단기 효과보다 중장기적인 전략과 책임 있는 재정운영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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