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부동산 시장의 냉각기가 장기화되며 공인중개사 사무소 수가 4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거래 절벽, 고금리 장기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업계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5월 말 기준 개업 중인 공인중개사는 11만 1123명으로 전년 동월(11만 468명) 대비 2.6%(2945명) 감소했다. 4월(11만 1440명)과 비교해도 317명이 줄어들며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는 2023년 2월 11만 7923명을 정점으로 2년 3개월간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낸 결과이며, 월 기준으로는 2020년 12월(11만 946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1~5월 평균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11만 154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 3591명) 대비 1.8%, 2022년(11만 8242명)과 비교하면 무려 5.7% 감소했다.
눈에 띄는 점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소지한 인원이 55만 1879명에 달함에도, 실제 현업에서 활동 중인 인원은 5명 중 1명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자격을 보유하고도 개업을 하지 않거나, 이미 업계를 떠난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휴·폐업 사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1월에는 972명이었으나 2월부터 5월까지는 매달 1000건을 웃돌았다. 5월에는 1077건에 달하는 휴·폐업 사례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수원대학교 부동산학전공 노승철 교수는 “단순히 경기침체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는, 부동산 거래구조가 실수요 중심으로 개편되고 디지털 중개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중개업의 입지가 점점 줄고 있다”며 “공인중개사 업계도 단순 매물 소개를 넘어서 자산관리, 세무, 개발 컨설팅 등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이후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하고, 집값마저 하락세로 전환된 가운데 중개업계는 매달 수익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기존에는 다주택자 거래나 투자 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매수 심리 자체가 얼어붙어 있다.
전문가들은 중개업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과잉 공급된 중개 자격증 제도의 실효성 검토와, 디지털 전환에 대응할 교육 프로그램 도입, 창업 초기 비용 지원 등의 정책적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공인중개사 시장의 축소는 단순히 수치로만 볼 일이 아니다. 이는 부동산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이며, 중개사들에게는 도약을 위한 전환점이기도 하다. 시장 환경이 바뀌었듯, 중개 방식과 서비스 모델도 이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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