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2025 부산국제식품대전이 열리고 있는 벡스코에서 농업회사법인 (주)모이식품 전준형 이사(사진 오른쪽)가 동충하초에 대한 시장 현황 및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류TV서울
[중소기업연합뉴스] 윤교원 기자=중국 동충하초 시장은 이미 9조 원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다. 특히 티베트산 야생 동충하초가 최고로 치켜세워지면서 건강 기능성을 앞세운 고급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자연산 채취에 의존하는 데다 품질과 안전성 논란이 반복되면서 신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농업회사법인 (주)모이식품이 중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주)모이식품의 전준형 이사는 동충하초에 사실상 목숨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소비자들이 동충하초를 단순한 건강식품이 아니라 의약품급 소재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그는 더욱 과학적이고 표준화된 방식을 선택했다. 특히 밀리타리스 동충하초에 주목했는데, 이 품종이 함유한 코디세핀은 백혈병 치료제나 항암제 원료로 쓰일 정도로 귀한 물질이다. 중국 내에서도 의료용 동충하초 시장 규모만 5조 원에 이를 만큼 잠재력이 큰 만큼, 전 이사는 코디세핀의 안전성과 함량 표준화가 관건이라 판단했다.
중국 시장에는 이미 동충하초 파우더, 차, 캡슐 같은 가공 제품이 넘쳐나지만, (주)모이식품은 다른 길을 택했다. 바로 동충하초 쌀이다. 단순히 버섯을 건조해 분말로 파는 것이 아니라 쌀에 배양해 핵심 성분인 아데노신과 코디세핀 함량을 극대화하고,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해낸 것이다. 800ppm에서 34,000ppm까지 성분 농축이 가능하다는 점은 그동안 품질과 효능을 둘러싼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는 데 결정적인 강점이 된다. 이 기술을 확보하기까지 무려 28,000번의 실패를 거쳤다는 전 이사의 집념은 ‘표준화’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그렇다면 (주)모이식품은 어떤 전략으로 중국 시장 문을 두드릴까. 우선 의약품급 동충하초로 고부가가치 시장을 정조준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도 동충하초는 항노화, 면역력 강화, 혈액 순환 개선 등으로 효능이 알려져 있고 특히 당뇨, 발기부전, 항암 관련 시장 수요가 높다. 이 회사는 코디세핀 함량을 강조해 고급 의료용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위조품과 품질 불신이 큰 중국 시장 특성상 GMP 인증과 성분 분석 리포트, 국내외 특허 등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차별화 무기는 동충하초 쌀이다. 간편식 형태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고함량 성분을 안정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 중국의 건강식 트렌드와 맞아떨어진다. 또 하나의 관건은 복잡한 중국 유통망을 뚫는 것이다. 지역별로 다른 유통 구조를 이해하고, 현지 대형 건강식품 업체나 티몰(Tmall), JD닷컴 같은 e-commerce 플랫폼과 손잡아야 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원료 수출-현지 가공’이라는 우회 전략이다. 중국은 자국산 동충하초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산 완제품 수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표준화된 동충하초를 동결건조·분말화한 뒤 원료 형태로 수출하고, 중국 현지 제약사나 건강기능식품 업체가 이를 가공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중국 기업은 고품질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주)모이식품은 까다로운 규제 장벽을 넘을 수 있어 양측 모두에 이득이 된다. 특히 고객사 요구에 따라 코디세핀 함량을 정밀하게 맞춰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은 이 회사가 가진 가장 큰 무기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명확하다. 현지 파트너를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발굴하고, 수출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며 지적재산권을 보호해야 한다. 중국 시장의 규제와 관행을 꼼꼼히 분석하고 현지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도 필수다. 28,000번의 실패를 견뎌낸 표준화 기술이 과연 중국 소비자에게 통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한국의 동충하초 기술이 중국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을지, (주)모이식품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Commerce / kyow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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