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학원 이렇게 운영하라-연재 컬럼 첫 번째

기사 제공처 : 한국클래식음악신문 / 등록기자: 김선용 기자 [기자에게 문의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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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클래식화되는 그날까지

음악학원 운영은 철학의 문제입니다

“클래식은 대중화될 수 없다. 다만, 대중이 클래식화될 수 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이 한마디는, 음악 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나에게 깊은 충격을 주었다. 단순한 인터뷰의 문장이 아니라, 내 사역의 본질과 철학을 송두리째 다시 묻게 하는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클래식을 전하고 있는가, 아니면 클래식을 상업화하고 있는가?’
‘내가 운영하는 이 음악학원을 통해, 지금 이 순간 누군가 클래식화되고 있는가?’

현장에서 종종 듣는 말이 있다. “보낼 만한 음악학원이 없어요.”
음악인으로서, 피아노 전공자로서, 교육자로서 이 말은 매우 뼈아프다.
왜 이런 말이 나오는 걸까? 나는 그 이유가 일부 학원들이 교육보다 수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학원이 그렇지는 않다. 진심을 다해 가르치는 원장님들도 많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교육의 진정성만으로는 학원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현실 앞에서 많은 이들이 무너지고, 체계 없는 운영은 결국 신뢰 부족으로 이어지게 된다.

나는 이 일을 오래 하며 확신하게 되었다.
“철학 없는 운영은 지속될 수 없다.”

음악학원은 단순히 악기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예술성과 인격, 감수성을 함께 길러내는 교육의 최전선이다.
그렇기에 학원을 ‘상품’으로 보고 인원 수를 숫자로만 계산하는 태도는 결국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게 된다. 겉모습은 번듯해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학생과 학부모, 지역 사회는 그 학원이 어떤 정신으로 운영되는지 반드시 알게 된다. 교육은 결국 신뢰의 시간이다.

나는 어느 날, 클래식 음악 사업을 30년 넘게 운영해온 대표에게 들은 말을 지금도 기억한다.

“원생 100명을 넘기는 건 어렵지 않아요. 문제는 유지입니다.”

정확한 말이었다. 학원 경영에서 숫자는 분명 현실적인 문제다. 그러나 그 숫자에만 집착하면, 결국 본질을 놓치게 된다. 진정한 운영은 ‘어떻게 모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성장하느냐’의 문제다.

진심은 통한다. 마케팅과 기술,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결국 학원을 지속시키는 힘은 ‘사람’이고, 사람을 이끄는 힘은 ‘철학’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음악학원 운영의 노하우나 기술을 말하고 싶지 않다.
내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방향이다.
왜 음악학원을 창업하려는가? 왜 이 길을 선택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있어야, 비로소 운영은 방향을 잃지 않는다.

많은 음악 전공자들이 ‘좋아서 시작한 음악’으로, 경영이라는 낯선 영역에 뛰어든다.

그러나 그 길에서 좌절하거나, 너무 쉽게 포기하는 이들도 많다.
연주는 할 수 있어도, 사람을 이해하고 이끌며 교육을 설계하는 것은 또 다른 세계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음악학원이란 무엇인가?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그 학원에서 배운 아이 한 명의 삶이 음악을 통해 변화되었는가?”
이 질문 앞에서, 숫자는 더 이상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음악에 대한 사랑, 아이에 대한 애정, 경영자의 철학.
이 세 가지가 만날 때, 비로소 학원은 ‘아카데미’로 성장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길을 걷는다.
“클래식이 대중화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클래식화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