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이원우박사] “중국은 어떻게 이란을 움직이는가? 호르무즈 위기 속 중재 외교의 실체”

“기름 위에 그은 외교의 선, 중동 긴장 속 중국의 전략적 균형 외교”

[사진 출처: 하메네이와 시진핑의 모습, 챗gpt 생성]

미국과 이란이 격돌할 때, 조용히 움직이는 힘

2025년 6월, 이란 의회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결의는 국제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해협은 세계 석유 수송의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다. 그런데 이 긴장된 전선에서, 예상치 못한 조용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바로 중국이다. 미국은 “이란을 말릴 수 있는 나라는 중국뿐”이라며 공개적으로 중재를 요청했고, 실제로 중국은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이란에 긴급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조용한 부자’였던 중국은 이제 국제 외교의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중동에서, 중국은 석유를 들여오는 수입국일 뿐 아니라 이란과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과연 이란을 움직일 수 있는가? 그리고 중국의 중재는 진짜 평화를 향한 것이 맞는가?

 


중국-이란 관계의 뿌리, 경제인가, 전략인가?

중국과 이란의 관계는 단순한 경제적 이해를 넘어서 있다. 2021년 체결된 ‘25년간 포괄적 전략협정’은 양국 간 정치, 군사, 에너지 협력을 제도화했다. 이란은 제재로 고립된 상황에서 중국이라는 탈출구를 가졌고, 중국은 미국의 압박을 받는 이란을 통해 중동에서 전략적 공간을 확보했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중국은 이란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영 기업들은 우회 수입과 투자로 이란 경제를 떠받쳤다. 이란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포함된 국가로, 중동-중앙아시아-중국을 연결하는 교통망 구축에도 중요한 거점이다.

 

이런 구조적 관계는 중국이 단순히 ‘이란을 설득하는 나라’가 아니라, 이란 내부의 일부 결정 구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분 속 현실주의

중국의 외교는 ‘불개입 원칙’이라는 명분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철저한 국익 중심의 현실주의를 지향한다. 이번 호르무즈 위기에서도 중국은 ‘중동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원론적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이면에서는 이란에 강한 자제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배경에는 경제적 이해가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입국이다. 유가 폭등은 중국 경제에 직접 타격이다. 동시에 ‘글로벌 책임국가’로서 이미지도 관리해야 한다. 이란이 정말로 해협을 봉쇄하면, 이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는 물론 ‘신흥 글로벌 리더’로서의 신뢰성에도 상처가 된다.

 

따라서 중국은 이란에게 ‘군사적 행동은 안 된다’는 분명한 선을 그었고, 이란 내부 강경파와 온건파의 균형을 조율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중국 외교부는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와의 채널을 통해 봉쇄 결의가 ‘국제법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중국의 중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중국의 중재는 국제적 평화에 기여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복잡하다. 중국의 접근은 미국처럼 군사력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투자와 영향력’이라는 도구를 통해 상대국의 행동을 조정한다. 이 방식은 한편으로는 전쟁 가능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2023년 사우디-이란 간 외교정상화도 중국의 중재로 성사됐다.

 

그러나 이런 외교는 공정하거나 투명하다고 보기 어렵다. 중국의 전략은 기본적으로 ‘문제 해결’보다 ‘질서 유지’에 초점을 둔다. 이란이 봉쇄를 철회한다고 해도, 중국은 그 대가로 더 큰 경제적 또는 전략적 이익을 얻으려 할 수 있다. 또한 국제사회의 기대와 달리, 중국은 분쟁의 뿌리를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관리 가능한 불안정을 선호할 수도 있다.

 

한국을 비롯한 에너지 수입국은 중국의 역할을 환영하면서도, 그 의도를 냉철히 분석해야 한다. ‘평화의 중재자’라는 이미지는 명분이지만, 실질적인 영향은 중국의 글로벌 이익 확장 전략과 분리될 수 없다.

 


 ‘조용한 권력’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호르무즈 위기의 그림자 속에서 중국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과거 미국이 독점하던 중동 외교의 공간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란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는 평가가 과장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중재란, 단지 말을 막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일이다. 중국이 이란의 봉쇄를 막는 데 성공하더라도, 그 대가로 무엇을 요구하고 무엇을 얻게 될지는 국제 사회 모두의 관심사다.

 

우리는 지금 외교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다. 미국의 무력, 러시아의 혼란, 유럽의 분열 속에서 중국은 점점 더 강력한 ‘조용한 권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변화의 끝은 어디일까? 그리고 한국은 이 변화 속에서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칼럼 제공: 이원우 박사]

국제통상학박사

ww-lee-36@hanmail.net

동국대학교 외래교수

한국협상학회 이사

국제이비즈니스학회 이사

한국협상학화 윤리위원회 위원

 

 

 

 

 

 

 

박형근 정기자 기자 koiics@naver.com
작성 2025.06.23 21:58 수정 2025.06.2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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