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퇴직하면 이제 쉬어야지.”
이 말은 점점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2025년 5월 기준, 55~64세 고용률은 71.1%. 65세 이상 고령자도 3명 중 1명인 37.3%가 여전히 일하고 있다(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자 90% 이상이 연금을 수급하고 있지만, 중위 수급액은 41만 원, 평균 65만 원 수준으로, 1인 가구 기준 최저생활비(124만 원)에 크게 못 미친다. 연금만으로는 부족한 현실에서, 모아둔 자산이 주택 등 부동산에 몰려있다면 70세 이후에도 일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선택일수도 있다.
하지만 ‘노년의 노동’을 불안과 궁핍의 상징처럼 여기던 시대는 지나갔다. 대한민국 65세의 기대여명이 남녀 모두 20년을 넘어선 지금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자존감과 건강을 위한 삶의 방식으로 새롭게 자리 잡고 있다. 즉, 길어진 시간 동안 고령자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에 ‘노후의 일’은 선택이 아니라 당연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실제 초고령국가 일본에서는 70세 이상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일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수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을 하는 고령자의 경우 동년배인 다른 고령자에 비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도 더 좋고, 전반적 삶의 만족도도 더 높다고 한다. 지나치게 과도한 시간과 압박을 느끼는 일은 예외겠지만, 일은 고령기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유익한 활동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먼저, 공공 일자리 정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노인일자리정보시스템(seniwork.or.kr)에서는 공공형, 사회서비스형, 시장형 일자리를 안내한다. 고용노동부의 고용정보포털(work24.go.kr)에서는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한 직업훈련과 일자리 연계도 가능하다. 서울시 50+캠퍼스, 지자체 행정복지센터, 평생교육센터 등도 다양한 시니어 일자리를 꾸준히 모집하고 있다.
둘째, 당장의 ‘일’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배움을 지속해야 한다.
“일하기 위해 공부한다”기보다는 “배우다 보니 일할 기회도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시대”다.
시니어가 배우면 가장 효용이 높은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디지털 역량이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93.9%가 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할 만큼 디지털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키오스크 사용이나 보안 대응에는 여전히 익숙지 않다. 디지털 기초, AI 활용, 키오스크 100%이해, 메신저 금융사기 예방 등은 기회가 주어질 때 마다 듣고 배워서 조금 더 안심한 디지털 생활이 되면 자신감이 더 생겨날 것이다.
또한 바리스타 자격증, 반려동물 돌봄 등 새로운 취미생활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이는 지역 도서관, 문화센터, 50+캠퍼스 사이트에서 정보를 검색해보면 무료로 배울 수 있는 강좌도 많고 실비만 내면 되는 유익한 프로그램도 많다.
최근 정년 연장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도 뜨겁다.
하지만 제도가 바뀌지 않아도, 이미 많은 고령자들이 일하고 있다. 정년은 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전환되는 시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찬반의 목소리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고 즐겁게 오래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한 현실적 준비와 대화가 아닐 까 한다.
노년은 이제 ‘쉬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살아가는 시간이며, 몰랐던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며, 나를 사회와 연결시키는 시간이다.
70세에도 일한다.
그리고, 이것은 꽤 괜찮은 선택이다.
K People Focus 배순영(닥터 모니카) 칼럼니스트 (monica1118@naver.com)
소비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관련 분야 공공기관에서 25년간 연구자로 살고 있습니다.
백년인생시대에 5060 시니어의 소비생활의 질 향상과 만족에 관심을 두고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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