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한 번쯤 갑작스러운 변비 때문에 화장실에서 고생해 본 적 있나요? 변비에 걸리면 배도 아프고,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해 무척 힘듭니다. 그런데 최근, 대만과 일본에 살고 있는 ‘아이핑거개구리’는 올챙이 시절 동안 똥을 누지 않는다는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어요. 아이핑거개구리는 왜 이렇게 오랫동안 똥을 참는 걸까요?
웅덩이를
지키기 위해 똥을 참는다
보통 개구리는 물이 흐르는 계곡이나, 논, 저수지, 습지, 호수 등에 수백 개에서 수천 개에 달하는 알을 낳아요. 그런데 아이핑거개구리는 천적으로부터 알을 지키기 위해 나무 구멍이나, 대나무 줄기 등에 고인 작은 물웅덩이에 알을 낳는답니다. 그 덕분에 천적의 위협으로부터 올챙이들을 지킬 수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작은 웅덩이에 수십 마리의 올챙이가 살게 되면 한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웅덩이가 똥으로 뒤덮인다는 사실이에요. 아이핑거개구리 등 동물들이 단백질이 들어있는음식을 먹으면, 소화과정에서‘암모니아’라는 찌꺼기도 함께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암모니아는 똥과 오줌으로 배출돼요.그런데 암모니아는 물을 오염시키고 물속 생물들이 숨쉬기 어렵게 만든답니다.
호수가 계곡처럼 넓은 곳에선 물이 흐르므로 물이 쉽게 오염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핑거개구리가 알을 낳는 웅덩이는 좁아서 오염되기 쉬워요. 따라서 아이핑거개구리 올챙이들이 웅덩이에 계속 똥을 눈다면, 똥 속 암모니아로 인해 올챙이들이 살아남기 어려워집니다.
그런데 이런 걱정과 달리 아이핑거개구리 올챙이는 큰 문제 없이 개구리로 자라나는데요.그 이유가 궁금했던 과학자들은 올챙이를 관찰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이핑거개구리 올챙이는 웅덩이가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구리로 성장할 때까지 똥을 참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답니다.
한 달 동안 똥을 참는 인내력
과학자들은 청개구리, 갈색산개구리, 일본산청개구리의 올챙이와 아이핑거개구리 올챙이를 함께 비교했습니다. 비교 결과, 같은 기간 동안 아이핑거개구리의 올챙이는 똥을 누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아이핑거개구리 올챙이의 배 속에는 똥이 가득했는데요. 그 똥 속에는 다른 올챙이보다 암모니아가 더 많았답니다.
아이핑거개구리 올챙이는 다른 개구리보다 암모니아에 강하기 때문에 배 속에 똥이 가득 차 있어도 큰 문제가 없답니다. 이렇게 암모니아에 강하면, ‘물속에 똥을 눠도 괜찮은 거 아닌가?’ 생각할 수 있을텐데요. 아쉽게도, 아이핑거개구리 올챙이들은 오랜 시간 똥을 누지 못하는 것은 괜찮지만 수십 마리가 웅덩이를 오염시키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해요. 그래서 웅덩이에선 똥을 꾹 참았다가, 한 달 뒤 개구리가 되어 웅덩이를 벗어나는 순간 참았던 똥을 모조리 싸버린답니다.
지금까지 개미나 벌 등 곤충들이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똥을 누지 않는 사실은 알려져 왔지만, 올챙이들도 비슷한 전략을 쓰는 것은 처음으로 확인됐는데요. 이렇게 작은 동물들도 자신의 터전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해요. 우리도 아이핑거개구리 올챙이를 본받아,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을 잘 보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 남예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일러스트 : EZ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