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기업 중 하나가 143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해당 스타트업 창업자를 '초지능' 연구팀의 수장으로 임명한다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불과 10여 년 전,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알고리즘은 혁신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현재 메타는 단순한 타임라인 최적화를 넘어, 스스로 추론하고 계획하며 새로운 알고리즘까지 창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메타는 AI 데이터 솔루션 기업 스케일 AI(Scale AI) 인수를 공식 발표하며 실리콘밸리를 뒤흔들었고, 스케일 AI의 CEO 알렉산드르 왕(Alexandr Wang)을 신설된 초지능 연구개발 부문의 책임자로 선임했다. 이는 단순한 피드 개선을 넘어선, 본격적인 AI 연구 중심으로의 중대한 전략적 전환을 의미하며,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기술 기업 간의 '핵무기 개발 경쟁'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보의 배경에는 막대한 경제적, 사회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AI는 2030년까지 세계 경제에 15조 7천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며, 소셜 플랫폼들은 이 거대한 시장의 한 축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메타에게 사용자 주목도는 가장 귀중한 자산이며, 고도로 개인화된 AI 에이전트는 사용자 참여율을 최대 3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가들은 예측한다. 동시에, 전 세계 규제 당국은 이러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간의 가치와 어긋나는 초지능 시스템은 사생활 침해는 물론,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의 허위 정보 확산이라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 내부에서도 AI 접근 방식에 대한 견해는 엇갈린다. 메타의 수석 AI 과학자 얀 르쿤(Yann LeCun)은 공개적으로 "단순한 규모 확장만으로는 진정한 추론 능력을 얻을 수 없다"고 경고하며, 물리적 세계와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모델 개발을 주장해왔다. 반면, 마크 저커버그 CEO와 새로 합류한 초지능 연구팀은 기하급수적인 연산 능력과 데이터 확보가 점진적인 연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차원의 AI 역량을 발현시킬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전문가들의 시각도 교차한다. AI 나우 연구소의 케이트 크로포드(Kate Crawford) 박사는 "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며 "메타의 투자는 기후 모델링이나 헬스케어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감시 자본주의를 심화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퍼드 대학의 AI 인덱스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AI 특허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78% 급증하며,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윤리적 안전장치를 앞지르는 기술 개발 경쟁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편, 스케일 AI는 자율주행차, 로봇공학, 정부기관 등을 위한 데이터 라벨링 플랫폼을 운영해왔으며, 메타는 이러한 자산과 핵심 인재를 함께 확보하게 되었다.
초지능 기술은 한편으로 초효율적인 콘텐츠 필터링, 악의적 사용자 탐지, 사용자의 필요에 완벽하게 부응하는 몰입형 가상현실(VR) 세계 구축을 가능하게 할 잠재력을 지닌다. 다른 한편으로는, 수조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블랙박스'에 우리 피드에 대한 더 큰 통제권을 넘기는 것은 아직 어떤 알고리즘도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을 제기한다: AI가 추구할 가치는 누가 결정하는가? 대규모 편향 증폭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메타의 143억 달러 투자를 단순히 또 하나의 실리콘밸리 빅딜로 치부하기 쉽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우리의 사회적 삶이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는 기계의 논리에 의해 조직되기를 원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놓여 있다. 메타가 초지능에 대한 투자를 배가함에 따라, 우리는 인간과 알고리즘 간의 사회적 계약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만약 미래의 AI가 당신의 모든 클릭을 예측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당신은 여전히 당신 이야기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걷잡을 수 없는 혁신의 시대, 지혜는 호기심과 책임감 있는 감독에 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을 면밀히 주시하고, 어려운 질문을 던지며, 투명성을 요구하고, 거대 기술 기업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결국 소셜 미디어의 미래는 오늘날 우리가 구축하는 초지능 도구와 그 안에 우리가 어떤 가치를 심어 넣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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