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극본상, 음악상, 연출상, 무대디자인상, 남우주연상 등 총 6개 부문을 석권하며 한국 뮤지컬 역사상 유례없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 작품의 극본을 쓴 박천휴 작가는 한국 창작극 작가 최초로 토니상을 수상하며, 브로드웨이 무대에 한국 창작 콘텐츠의 이름을 깊이 새겼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꾸준히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2024년 미국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영어 버전으로 공연되며 본격적으로 세계 무대에 진출했다.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는 구형 로봇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인공지능과 감정의 경계, 그리고 소멸 앞에서의 선택이라는 깊이 있는 주제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과 평단 모두의 극찬을 받았다.
박천휴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브로드웨이 커뮤니티가 우리를 받아주었다는 것만으로도 놀랍고 감사하다. 이 작품은 한국 인디 팝과 클래식, 재즈, 브로드웨이 스타일을 융합하려는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함께 참여한 작곡가 윌 애런슨도 “창작의 여정을 함께 걸으며 음악으로 언어의 경계를 넘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수상은 한국 공연예술계에 큰 의미를 지닌다. 그간 국내에서 주로 소비되던 창작 뮤지컬이 세계 시장, 그것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브로드웨이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은 것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창작 기반 뮤지컬 콘텐츠의 국제화 전략”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토니상 시상식은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렸으며, 극 중 ‘올리버’ 역을 맡은 배우 대런 크리스(Darren Criss)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또 다른 화제를 모았다. 특히 공연 영상 중 로봇과 인간이 교차하는 감정의 절정 장면은 SNS에서 2억 뷰 이상을 기록하며 세계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현재 브로드웨이 장기 공연을 확정한 상태이며, 2026년에는 런던 웨스트엔드 진출도 논의되고 있다. 박천휴 작가는 “진짜 해피엔딩은 관객 한 사람의 마음에 감정이 남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피엔딩’의 정의를 다시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