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힘이 자라는 교실, 아이의 삶을 바꿉니다” 울산 양정동 ‘생각연필 울산 한신교실 ’김옥분 원장 인터뷰

글쓰기를 통해 ‘지식보다 태도, 요약보다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 글쓰기 지도 그 이상을 실천하는 교실

김옥분 원장 ( 사진 = 생각연필 울산한신교실 )

 

울산 북구 양정동의 어느 조용한 아파트단지,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아이들의 문해력을 바꾸고 있는 공간이 있다. 독서논술 전문 교습소 '생각연필 울산 한신교실'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을 찾게 된 이유는 SNS와 입소문을 통해 꾸준히 회자되는 학부모들의 호평과, '스마트폰 중독 아이를 독서가로 바꿔냈다'는 이야기 한 줄 때문이었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책을 찾는 교실, 지금 시대에 정말 가능할까? 그 질문을 품고 김옥분 원장을 직접 만났다.

 

사진 = 생각연필 울산한신교실

 

“이 곳은 단순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곳이 아닙니다. 교사가 먼저 한 권의 책을 읽고 아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질문과 이야기 거리를 준비합니다.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 권의 책을 집에서 읽어오고, 수업 시간에는 함께 토론하고, 또 각자의 생각을 글로 정리합니다. 글쓰기에는 저희 ‘생각연필’ 고유의 양식지 30여종을 활용해요. 자신의 생각으로 글을 써 본 작은 성취감이 책을 계속 읽고 싶은 아이로 글을 쓰고 싶은 아이로 자꾸 노력하는 빛나는 아이로 만들어요. 그리고 신문 수업도 있죠. 매월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신문 수업은 실제 사회 문제를 자기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의견을 말하고, 글로 표현하는 훈련을 합니다.”

 

사진 = 생각연필 울산한신교실

 

‘생각연필 울산 한신교실’의 수업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째, 아이들은 요약본이나 발췌가 아닌 완독을 전제로 책을 읽는다. 책을 꼼꼼히 읽어야 퀴즈를 풀 수 있고, 발표나 토론의 소재가 생긴다. 둘째, 생각을 말로 정리한 후, 반드시 글로 옮긴다. 빈 노트를 막막해하던 아이들은 점점 스스로 글을 쓰는 힘을 키운다. 셋째, 매월 신문 수업을 통해 사회적 이슈를 접하며 사고력, 문해력, 세상을 보는 힘을 동시에 키운다. 넷째, 모든 수업은 소규모 그룹으로 진행돼 아이들 스스로 발표하고 경청을 한다. 발표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경청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능력이 향상되고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면서 인성도 함께 성장한다.

 

사진 = 생각연필 울산한신교실

 

이 교육 철학은 김 원장의 개인 경험에서 비롯됐다. 경력 단절로 시작한 온라인 사업, 그리고 스마트폰 중독이 심해졌던 첫째 아이로 인해 그녀는 과감히 사업을 접고 오롯이 아이를 위해 시간을 쓰며, 그녀는 매일 한 권씩 책을 읽어주었다고 한다. 그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세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아이들과 함께 책에 빠져들었다.

 

“독서를 통해 저도 무력감을 이겨냈고, 제 아이들은 자율적인 독서 습관을 갖게 됐어요. 지금은 큰 아이가 벌써 중학생이 됐고, 이제는 혼자 400페이지 책을 읽고 자발적으로 독후감을 쉽게 써냅니다. 이 변화가 제게 너무 감격스러웠죠.”

 

사진 = 생각연필 울산한신교실

 

이후 엄마들의 독서 모임을 통해 책으로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맛본 김 원장은 독서지도사 자격까지 취득했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생각연필 울산 한신교실’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후로도 그녀는 끊임없이 연구하며 아이들이 책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연구해 왔다.
 

 

사진 = 생각연필 울산한신교실

 

그녀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업 중 하나는 ‘신문 활용 수업’이다. “그 달의 가장 큰 이슈를 선정해 아이들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며 글을 씁니다. 실시간 사회 문제를 아이들 눈높이에서 해석하고 토론하면서, 사고력과 어휘력은 물론 비문학 독해력도 자연스레 길러지죠.”

 

그녀의 열정은 아이들과 학부모의 반응으로 이어진다. 어떤 아이는 수요일은 논술 수업 있는 날이라며 엄마에게 가족 일정도 미루라고 할 만큼 수업하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또 다른 아이는 김 원장에게 “여기 계속 다녀도 돼요? 할머니 될 때까지?”라고 묻는다. 또 어떤 고학년 아이는 ‘신문 수업 덕분에 엄마와 대화 소재가 늘어서 행복’하다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사진 = 생각연필 울산한신교실

 

특히 한 아이의 변화가 김 원장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한다. 다른 브랜드의 논술학원을 수년간 다녔음에도 줄글책 한 페이지를 읽지 못하던 아이. “아이에게 맞는 책을 찾아 낚시, 곤충 같은 관심사 위주로 준비했고, 매 수업마다 흥미로운 책을 함께 읽으며 읽는 재미를 느끼게 했어요. 결국 기초학력 진단평가 전 과목을 통과하고, 지금은 또래 수준의 책을 손쉽게 읽어낼 수 있는 아이로 성장했죠.”

 

사진 = 생각연필 울산한신교실

 

이처럼 김 원장은 ‘책 읽기’와 ‘글쓰기’가 단지 성적 향상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며, 아이 인생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그런 믿음은 그녀의 앞으로의 계획에서도 드러난다. 유아 그림책반, 역사동화반 신설은 물론, 본인의 독서 경험과 아이들의 변화 이야기를 담은 책 집필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울산 북구 지역 어린이집 부모들을 대상으로 영유아 독서법 강연도 진행하고 있다. ‘오감충족 독서법’을 통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책을 친구로 만들어주고 싶다는 소망도 품고 있다.

 

사진 = 생각연필 울산한신교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학부모들에게 이렇게 전한다. “이제는 AI가 글을 쓰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문제를 정의하고 분석하는 힘만큼은 결국 인간의 고유 영역이죠. 그리고 그 능력은 결국 글쓰기에서 시작됩니다.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책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책 읽기의 즐거움을 꾸준히 경험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께서 먼저 책 읽는 모습의 본보기가 주시고 가정에서도 좋은 독서환경을 만들어 주셨으면 해요.”

 

사진 = 생각연필 울산한신교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기자는 생각했다. 이 교실의 진짜 힘은 ‘책 한 권’에 있지 않다. 아이 한 명, 그리고 교사 한 사람의 진심 어린 만남에 있다. 매일같이 교재 연구에 몰두하고, 한 권의 책으로 아이 인생을 반짝이게 만드는 그 손길에 있다. 아이들이 문해력 위기에 직면한 오늘, 이 교실은 어쩌면 우리 사회의 작지만 소중한 희망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책이 좋아서’ 매일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그 말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책 읽는게 즐겁고 글 쓰는데 두려움이 없는 아이로 자라나도록 돕는 곳, 김옥분 원장이 함께 꾸는 독서의 꿈은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의 삶을 환히 밝힐 것이다.

 

<블로그>
https://blog.naver.com/holy5447 

작성 2025.06.07 15:14 수정 2025.06.0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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