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유리한 증여 방법: 절세와 투자,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자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은 모든 부모의 공통된 바람일 것입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큰 금액을 한 번에 증여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세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증여 후 투자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시간이 흘러 자녀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의 가치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일찍 증여하여 장기간 투자하면 자녀의 경제적 토대를 튼튼하게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여 주식 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을 추천하며, 이를 통해 낮은 비용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30년간 최대 1억 4천만원 비과세 증여 가능
자녀가 태어난 직후부터 증여를 시작하면, 31세가 될 때까지 최대 1억 4천만원까지 증여세 없이 증여할 수 있습니다. 미성년 자녀에게는 10년마다 2천만원, 만 19세 이상 성년 자녀에게는 10년마다 5천만원의 증여재산 공제(비과세) 한도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공제 한도는 10년마다 초기화되므로, 증여를 일찍 시작할수록 증여세 없이 증여할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납니다. 따라서 증여를 계획하고 있다면 자녀가 태어나자마자 시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비과세 한도가 증여를 하는 사람이 아닌 받는 사람을 기준으로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자녀의 비과세 한도는 부모 각각이 아닌 부부 합산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또한, 직계존속 기준이므로 조부모가 증여하는 금액도 비과세 한도에 포함됩니다. 즉, 미성년 자녀는 부모와 조부모로부터 10년마다 최대 2천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받을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증여했다면, 비과세 한도 내의 금액이라도 반드시 증여세 신고를 해야 합니다. 10년 단위의 증여 기간을 계산할 때 증여 시점이 아닌 증여세 신고 시점이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증여 후 신고를 하지 않으면, 추후에 자녀가 해당 금액을 인출하는 날짜를 기준으로 증여가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증여는 단순히 자산을 이전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지난 20년간 한국의 물가는 56%나 상승했습니다. 예를 들어, 2005년에 태어난 자녀에게 2천만원을 증여한 후 20년 동안 아무런 투자도 하지 않는다면,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해당 금액의 실질 가치는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증여 후 투자가 필요한 이유는 절세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는 것 외에도 '복리 효과'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2천만원을 투자하여 연평균 5%의 수익률을 얻는다면, 20년 후에는 3,306만원의 이익이 발생하여 총 5,306만원을 갖게 됩니다. 만약 연평균 수익률이 1%p 더 높아진다면 1,108만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여와 함께 복리 효과를 활용하면,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상당한 자산을 형성해 줄 수 있습니다.
목돈을 한 번에 증여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적립식 증여 제도인 유기정기금 증여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연 3%의 추가 할인율이 적용되어, 한 번에 증여하는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을 증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성년 자녀에게 매월 19만원씩 10년간 정기적으로 증여하면 총 금액은 2,280만원이 되지만, 할인율을 적용한 할인 평가액은 약 2,003만원으로 줄어듭니다. 이를 통해 비과세 한도(2000만원)를 적용받으면서도 약 280만원을 추가로 증여할 수 있습니다.
ETF를 활용한 효율적인 분산 투자
전문가들은 ETF를 활용한 장기 적립식 투자를 통해 간편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ETF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여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개별 주식에 비해 변동성이 낮습니다. 개별 주식의 불안정한 수익률로 인해 장기 투자가 어려울 수 있지만, 변동성이 비교적 낮은 ETF를 이용하면 장기간 동안 시장의 평균적인 성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또한, 낮은 수수료로 투자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온 미국 대표 지수 ETF는 증여에 적합한 상품으로 꼽힙니다. 2005년생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20년간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자산별 수익률은 미국 S&P500 지수가 602%(연평균 10.23%), 서울 아파트가 127%(연평균 4.19%), 정기예금이 81%(연평균 3%)입니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년간 미국 S&P500 지수와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매달 각각 10만원씩 적립식으로 투자할 경우, 원금 4860만원이 2억 9400만원으로 약 6배 증가합니다.
자녀에게 목돈을 마련해 주기 위해 가입하는 어린이 펀드 또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국내외 우량주나 가치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자녀 명의로 미국 주식과 ETF를 매수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테슬라, 팰런티어 등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주식이 선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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